“더 자극이 된다”2회 연속 황금장갑 수상자가 확신한 KBO 유격수 전성시대[SS포커스]

윤세호 2023. 12. 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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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왼쪽)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리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염경엽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3. 12. 11.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삼성동=윤세호기자] 만만치 않은 과정 끝에 정상에 올랐으나 안주하지 않았다. 2회 연속 수상의 기쁨을 전하면서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LG 유격수이자 캡틴 오지환(33)이 KBO리그 유격수 전성시대를 내다봤다.

오지환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291표 중 154표를 받았다. 득표율 52.9%로 120표를 받고 득표율 41.2%를 기록한 KIA 박찬호를 제쳤다. 둘이 정규시즌 보여준 퍼포먼스만큼이나 투표도 치열했다.

올시즌 오지환은 126경기 타율 0.268 8홈런 1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67을 올렸다. 유격수 수비 이닝은 1010.2이닝이었다. 박찬호는 130경기 타율 0.301 3홈런 30도루 OPS 0.734를 올렸다. 유격수 수비 이닝 1042.2이닝으로 오지환보다 높은 수치를 찍었다.

타격에서는 wRC+(조정 득점 생산력) 121.9의 오지환이 wRC+ 108.4의 박찬호를 앞섰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수비에서는 박찬호가 우위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더불어 골든글러브 투표 시점이 정규시즌 종료 후가 아닌 한국시리즈 후인 점도 오지환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오지환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16 3홈런 8타점 1.251로 펄펄 날았다. 특히 3차전에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끄는 9회 결승 스리런포를 쏘아 올렸다.

오지환도 그냥 얻은 황금장갑이 아님을 강조했다. 2년 연속 최고 유격수로 선정된 후 “유격수라는 자리가 그만큼 경쟁이 심했던 자리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출중한 선수들도 많다”며 “먼저 이 자리를 찾아준 찬호에게 고맙다. 정말 멋있는 친구다. 나보다 어리지만 이런 부분은 내가 배워야 한다. 야구장에서 찬호와 대화를 할 때가 몇 번 있었는데 앞으로도 꾸준히 대화할 것이다. 올해 찬호는 3할을 쳤으니까 여러 가지를 물어보겠다”고 시상식을 찾아준 박찬호를 향해 고마움을 전했다.

박찬호는 수상을 바라본 게 아닌 평소 자신의 우상이었던 오지환을 축하하기 위해 시상식을 찾았다. 더불어 이 자리가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상식에 앞서 박찬호는 “솔직히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이 무대를 직접 와서 구경도 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우상인 선배와 끊임없이 언급된 것만으로도 참 기분이 좋다”면서 “언젠가는 수상자로 이 자리에 서겠다. 오늘은 수상자를 축하하고 내가 받을 때를 준비하기 위해 왔다. 시상식의 풍경을 미리 봐두면 나중에 수상할 때 더 편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KIA 박찬호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리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 12. 11.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투표 결과는 예상대로 오지환과 박찬호의 2파전이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보다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확률이 높다. NC 김주원과 삼성 이재현 등 소속팀의 핵심으로 성장하는 신예 선수들이 있다. 더불어 국가대표 2루수 키움 김혜성이 이듬해 유격수 복귀를 다짐했다. 김혜성은 202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SSG 박성한, 롯데 노진혁, KT 김상수 등 공수주에서 두루 활약하는 유격수가 많다.

오지환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박찬호 선수도 그렇고 박성한 선수도 그렇고 정말 출중한 유격수가 많다. 김혜성 선수도 유격수로 돌아온다고 하지 않나. 좋은 유격수가 많은 게 내게는 더 자극이 된다”고 말했다.

LG 오지환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리토리움에서 진행된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3. 12. 11.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2023년은 오지환에게 있어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통합 우승팀 주장에 한국시리즈 MVP까지 프로 입단 후 가장 짜릿하게 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커리어하이 시즌은 아니었다.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2022년. 오지환은 25홈런 20도루로 통산 첫 20-20에 도달했다. 2016년에도 20홈런을 쳤고 올해 못 이룬 두 자릿수 홈런 시즌만 총 7번이었다.

그래서 더 치열할 수 있다. 더 나은 시즌을 만들 수 있는 오지환부터 오지환과 동갑이자 라이벌인 김상수. 두 번째 유격수 황금장갑을 노리는 김혜성. 늘 두 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노진혁. 매년 성장하는 박찬호. 신예 세력인 김주원과 이재현까지 유격수 전성시대가 활짝 열린 KBO리그다.

NC 김주원이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KT위즈와 NC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6회말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2023.11.02.창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삼성 이재현이 1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전에서 2루타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 | 삼성 라이온즈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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