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인데...' 왜 들러리를 자처했나, 수상 실패에도 빛난 '품격'... '1위' 오지환의 찬사 "정말 멋있는 친구, 존경심 든다"
오지환은 11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이로써 오지환은 지난해에 이어 2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유격수 부문은 이번 골든글러브에서 최대 격전지였다. 유격수 부문은 무려 8명이 경쟁했다. 각 팀의 내로라하는 주전 유격수들이 후보로 총출동했다. LG 오지환과 KT 김상수, SSG 박성한, NC 김주원, KIA 박찬호, 롯데 노진혁, 삼성 이재현, 한화 이도윤이 단 1개의 황금장갑을 두고 경쟁을 펼쳤다.
이 중 유격수 골든글러브는 오지환과 박찬호의 2파전이었다. 올 시즌 오지환은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8(422타수 113안타) 2루타 24개, 3루타 3개, 8홈런 62타점 65득점 16도루 64볼넷 82삼진 장타율 0.396 출루율 0.371 OPS 0.767을 마크했다. 특히 오지환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주장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았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19타수 6안타) 3홈런 8타점 6득점 3볼넷으로 팀의 우승을 견인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일 때마다 홈런포를 터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2차전에서는 KT 윌리엄 쿠에바스를 상대로 추격의 솔로포를, 3차전에서는 팀이 5-7로 뒤진 9회초 김재윤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4차전에서는 7회 주권을 상대로 역시 스리런포를 각각 터트렸다. 8타점 중 7타점이 홈런이었다. 역대 단일 한국시리즈에서 최초로 3경기 연속 홈런을 터트린 오지환이었다.
KIA 박찬호도 결코 개인적으로는 오지환에게 뒤지지 않는 2023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13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 2루타 18개, 3루타 4개, 52타점 73득점 30도루 40볼넷 56삼진 장타율 0.378 출루율 0.356 OPS 0.734의 성적을 기록했다. 도루 부문 KBO 리그 전체 3위, 타율은 13위. 신답초-건대부중-장충고를 졸업한 박찬호는 2014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리고 올 시즌 생애 첫 3할 타율을 마크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다만 팀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서 정규 시즌 종료와 함께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는 오지환이 박찬호보다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다. 오지환은 총 유효표 291표 중 154표를 획득, 득표율 52.9%를 마크했다. 그 뒤를 이어 2위 박찬호가 120표(41.2%)를 얻었는데, 둘의 표 차는 34표에 불과했다. 김상수(KT)가 5표(1.7%)를 얻으며 3위, 김주원(NC)이 4표(1.4%)로 4위, 이재현(삼성)이 3표(1.0%)로 5위, 박성한(SSG)과 노진혁(롯데)이 2표(0.7%)로 공동 6위, 이도윤(한화)이 1표(0.3%)로 8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오지환과 박찬호는 이날 수상식에서 모두 품격을 보여줬다. 시상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찬호는 "2등의 품격을 보여드리려고 왔다"면서 "사실 이렇게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정말 좋다. 거의 몇 달 내내 오지환 선배랑 같이 언급됐다. 내가 이제 그런 선수에 한발 다가섰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 자체만으로도 정말 즐겁다. 꾸준히 선배와 함께 언급됐던 선수로서 자리를 빛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하게 (내가 못 받을걸) 아시지 않나"라면서 유쾌하게 반문한 뒤 "내가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고, 사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한 번쯤 구경 와보고 싶었다. 나도 언젠가는 수상자로 와야 하니까"라면서 진심을 털어놓았다. 비록 자신의 수상이 불발될지라도 자리를 빛내기 위해 기꺼이 참석한 것이다.
오지환은 골든글러브 수상 후 "2023년을 최고의 한 해로 보내주신 염경엽 감독님께 감사하다. 많은 코치님과 차명석 단장님, 프런트, 김용일 코치님 등 많은 분께 도움을 받았다. 선수로서 정말 감사하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9년 만에 우승을 해봤다. 개인적으로는 15년 만에 우승했다. 지금이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LG가 내년에 통합 우승을 거둬 왕조를 구축하도록 하겠다. 사랑하는 와이프와 에이전트에 감사하다. 끝으로 LG 트윈스 팬 분들, 10개 구단 팬 분들 최고입니다.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제 오지환은 도전자가 아닌 지키는 입장이 됐다.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관한 물음에 오지환은 "사실 경쟁이라는 게 제가 한 팀에서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줄곧 이렇게 한 자리를 지켜왔다. 어린 친구들이 이제 치고 올라오면서, 저 역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제가 또 상을 목표로 팀 성적까지 함께 잡도록 준비를 잘해 저 스스로 실력을 증명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며 굳은 각오를 다졌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함께 오지환은 최근 정말 많은 행사를 소화하고 있다. 오지환은 "이렇게 인사를 다닐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일이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다 준비를 끝냈다. 제게는 통합 우승을 하자마자 2024시즌을 준비하기로 정했다. 미리 틈을 내서 운동하고 있다. 1시즌으로 끝나면 안 된다. 계속해서 진행형이다. 또 말씀드린 걸 지켜야 하는 게 프로다. 내년부터 또 통합 우승을 위해 천천히 한 단계씩 준비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오지환은 박찬호와 표 차이가 적었던 것에 관해 "적은 것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유격수라는 자리는 그만큼 많은 경쟁을 펼친 자리였다. 또 그 정도로 출중한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찬호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박성한, 이재현도 그렇고, 김혜성도 다시 유격수 포지션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그런 선수들이 온다고 하니까, 제게는 더욱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삼성동=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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