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떨어져야 한다지만… 내년 K리그엔 '슈퍼매치'도, '수원더비'도 없다

박건도 기자 2023. 12.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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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12개 팀 중 적어도 한 팀은 강등이 불가피하다.

이로써 수원이 유일 강등 팀이 됐다.

수원FC 주장 이영재(29)는 부산과 경기에서 잔류 확정 후 "수원 더비를 하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나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었다. (수원과)같이 K리그1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며 "하지만 이것도 K리그 흥행에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겠나. 수원이 빨리 승격한다면, 다시 1부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K리그 유일한 강등 팀은 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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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건도 기자]
수원 삼성과 강원FC의 K리그1 최종전 후.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염기훈 감독 대행이 강원과 경기 중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12개 팀 중 적어도 한 팀은 강등이 불가피하다. 올해는 수원 삼성이 불명예스러운 주인공이 됐다.

지난 9일부로 하나원큐 K리그 2023이 성황리에 끝났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결과 2024 K리그1 12개 팀이 확정됐다. K리그1의 강원FC와 수원FC는 각각 K리그2의 김포FC와 부산 아이파크를 꺾고 잔류에 성공했다.

이로써 수원이 유일 강등 팀이 됐다. 마지막까지 역전 가능성은 있었다. 최종전 승리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수원은 지난 2일 K리그1 최종전에서 강원과 0-0으로 비기며 자력 잔류 기회마저 놓쳤다.

1995년에 창단 후 1996년부터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수원은 구단 역사상 최초 강등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K리그 4회 우승, 대한축구협회(FA)컵 5회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2회 우승 등을 자랑하던 '축구 명가'의 명성에 금이 갔다.

K리그의 최고 더비 중 하나를 잃었다. 최고 라이벌로 통하는 FC서울과 '슈퍼매치'는 내년 K리그에서 볼 수 없다. 올 시즌에도 두 팀의 맞대결은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데이터 센터에 따르면 올해 네 차례 '슈퍼매치'에 각각 30186명, 19513명, 22882명, 36007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수원 삼성 선수단이 지난달 25일 FC서울전 승리 후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23 시즌 보내주신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수원 전광판에 쓰인 글씨.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시즌 내내 최하위권을 전전했던 수원이지만, 팬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웠다. 연맹 집계에 따르면 올해 수원은 224177명의 홈 관중을 불러들였다. 경기 당 11798명으로 전체 12개 팀 중 5위에 해당한다. 같은 해 K리그2에서는 서울 이랜드가 3617명으로 가장 높은 평균 관중 수를 기록했다.

같은 지역 라이벌과 경기도 볼 수 없게 됐다. 수원과 수원FC의 '수원 더비'는 최근 11경기 중 10경기에서 득점이 터졌을 정도로 치열했다. 경기를 직접 뛴 선수도 수원의 강등에 위로와 아쉬움을 전했다. 수원FC 주장 이영재(29)는 부산과 경기에서 잔류 확정 후 "수원 더비를 하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다. 나름의 역사를 계속 쓰고 싶었다. (수원과)같이 K리그1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라며 "하지만 이것도 K리그 흥행에 하나의 요소가 되지 않겠나. 수원이 빨리 승격한다면, 다시 1부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원은 다사다난했다. K리그1 생존을 위해 두 번의 감독을 교체하기도 했다. 이병근 제7대 수원 감독이 4월에 팀을 떠났고, 김병수 8대 감독마저 부임 4개월 만에 경질됐다. 이후 염기훈 플레잉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앉히는 전례 없는 인사까지 시도했지만, 구단 최초의 강등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첫 위기는 아니었다. 지난해에도 수원은 강등 PO까지 몰렸다. FC안양과 최종전 연장 승부 끝에 간신히 잔류에 성공했다. 소년 가장 오현규(22·현 셀틱)의 극장골이 팀을 위기에서 꺼냈다. 하지만 올해는 오현규도, 대체자도 없었다. 유망주 공격수 김주찬(19)이 올해 5골을 넣으며 분전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기록은 이미 돌이킬 수 없다. 2023년 K리그 유일한 강등 팀은 수원이다. 수차례 쇄신을 외쳤던 수원이 끝내 험난한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K리그1 승격은 까다롭기로 정평이 났다. 2019년 강등된 경남FC는 4시즌 연속 승격에 실패했다. 명가로 통하는 전남 드래곤즈도 5년 동안 2부에 머무르고 있다. 2020년 하나금융그룹 인수 후 K리그2 최강 전력을 구축했던 대전하나시티즌도 첫해 승격은 실패했다.

수원 선수단과 팬들이 지난달 12일 수원FC전 후 승리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 공격수 김주찬.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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