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내년이 진짜 실전? 성장목표치는…'이 회의'에 쏠리는 눈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3. 12. 12.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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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5일 중앙경제공작회의 전망…"공격적 경제성장" 언급 예상, 내년 경제성장 목표치에도 관심 집중
[상하이=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현지시각) 상하이 선물 거래소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상하이를 방문한 시 주석은 과학기술 혁신 전시회장, 정부 보조 임대주택 공동체 등을 시찰했다. 2023.11.30.

'세계의 공장' 중국의 경제부진에 애를 태우는 전세계 각국의 이목이 주중 개최될 '중앙경제공작회의'에 쏠린다. 중국 경제의 내년 화두를 선정하는 한편, 내년 3월 공식 발표될 중국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목표치의 밑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11일 "12월 중순 개최될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내년 경제정책의 기조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공작회의는 시 주석이 주재하는 가운데 최고위 정책결정권자들과 지방정부 고위관료, 국영기업 대표 등 수백명이 모여 진행한다. 2~3일에 걸친 회의를 마치면 회의 결과가 관영매체 등을 통해 대중에 공표된다. 중국 정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지난 8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경제공작회의의 사전 단계 격으로, 주요 경제정책은 경제공작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경제공작회의는 지난해는 12월 15~16일, 2021년엔 12월 8~10일 열렸다. 회의 개최일이 유동적이며 이번에도 아직 공식적으론 개최 시점이 비공개다. 다만 통상 중앙위 정치국회의 일주일 후쯤 진행됐다는 점, 그리고 시 주석이 12~13일 베트남을 방문하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14~15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中, 내년 초유의 4%대 성장목표치 나올 수도
올해 경제공작회의에 쏠리는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코로나19라는 불가항력적 사태가 종식된 가운데 중국 경제는 리오프닝(재개방)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키웠다. 그러나 실제 효과는 대단히 제한적이었고, 올해 중국 경제는 충격적으로 낮은 목표치인 GDP 5%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수경제가 생각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부동산 리스크가 터졌다.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내수가 더 나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이전처럼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을 여력이 없는 중국 정부가 임시처방으로 일관하면서 내수와 물가가 동시에 하강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커진다.

이런 배경 속에서 올해 경제공작회의에서 진단할 올해 경제에 대한 전반적 평가와 내년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외 전망에 온도차가 있다. 지난달 말 로이터에서 중국 정부자문위원 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이 내년 성장률을 5% 안팎으로 예상했고 1명만 4.5%를 전망했다. 그러나 외부에선 무디스가 4%, 프랑스 나틱시스가 4.5%를 예상하는 등 불확실성에 무게를 두는 전망들이 속속 나온다.

한 재중 경제관료는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할 때 5%보다 낮은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며 "하반기로 가면서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함께 하락하는 등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며, 중국이 내년에 어떤 재정정책을 계획하느냐에 따라 (성장률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부각하고 있는 지방정부 채무와 부채 신규발행 문제가 변수다. 최근 무디스가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는 과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도 바로 지방정부 부채다. 이 관료는 "중국 정부가 나름 체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경제공작회의에서 이에 대한 대응책도 섹터나 업종별로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회서 목표치 설정…높게 잡고 스스로 다그칠 듯
중국 양회의 한 축이자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가 지난 3월 5일(현지시간) 오전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입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중국 내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공격적 경제회복 추진을 천명할 공산이 크다고 본다. 이와 연계해 내년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회의·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외부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2024년 GDP 성장목표를 설정할 가능성도 높다.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회복 동력으로 스스로를 다그쳐 가는 시나리오다.

중국 정부는 앞서 열린 정치국 회의에서 내년 경제회복 강화와 위험 해결을 통한 고품질 개발 촉진을 최우선 순위에 두기로 했다. 환구시보는 △경제 활력 제고 △위험 예방 및 완화 △사회적 기대 제고 △경제 회복 모멘텀 강화 및 촉진 등으로 경제의 질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데 의견이 모였다고 전했다.

야오징위안 국무원 상담실 특별연구위원은 "안정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추구하는 게 내년의 전반적 기조"라며 "부동산시장과 지방정부 부채 및 민간부문 지원 문제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지가 높다고 마냥 목표를 높여잡을 수는 없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20년엔 목표치를 설정하지 못했고, 2021년엔 6% 목표를 상회하는 8.4%(당초 8.1%로 발표하고 2022년 말 수정) 성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5.5%를 제시하고도 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3% 성장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목표치 5% 턱걸이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각종 경제적 변수를 감안하면 내년엔 말 그대로 실전이다.

같은 맥락에서 내년 재정정책과 통화정책도 모두 정책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한 현지 전문가는 환구시보에 "경제공작회의에서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한편 재정정책의 질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질 것"이라며 "내년 경제에 대한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은 모두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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