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코스닥 상장사 잇단 자사주 처분에 '뿔난' 주주들

김응태 2023.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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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연이어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식 교부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목적의 대다수는 연말 임직원에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자사주 교부,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이다.

주주들은 임직원을 위한 상여금 지급 등을 이유로 자사주 처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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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코스닥 상장사 11곳 자사주 처분
임직원 상여금 지급, 스톡옵션 행사 등 목적
자사주 처분 후 상장사 절반 주가 하락
중장기 인재 확보 효과 목소리도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코스닥 상장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연이어 자기주식(자사주) 처분에 나서고 있다. 임직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주식 교부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상장사들은 직원의 이탈을 막고 우수직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하지만, 자사주 처분으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다.

연말 자사주 처분하는 코스닥 업체들…왜?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11월10~12월11일) 국내 증시에서 자사주 처분을 결정한 상장사는 16곳으로 집계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11곳, 코스피 상장사는 5곳이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연말을 앞두고 자사주 처분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자사주 처분 공시 결정 후 다음 거래일 주가 흐름을 보면, 16곳 중 절반 정도인 7곳이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상장사는 5곳, 코스피는 2곳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자사주 처분 공시 뒤 다음 거래일 주가가 가장 크게 하락한 상장사는 코스닥 업체인 하이비젼시스템(126700)으로 나타났다. 하이비젼시스템은 지난 4일 임직원 상여지급을 목적으로 15억6645만원 규모의 자사주 처분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처분예정 주식 수는 7만7933주다. 공시 이후 다음 거래일인 5일 종가는 1만9080원을 기록해 전날 대비 4.02%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인텔리안테크(189300)도 지난달 17일 스톡그랜트 지급에 따른 자기주식 교부를 목적으로 3억5820만원 규모의 자사주 450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뒤 다음 거래일 주가가 1.55% 내렸다. 스톡그랜트는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인센티브 방식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카카오(035720)가 자사주 처분 공시 이후 가장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는 지난달 16일 임직원 상여 지급을 위해 30억3160만원 규모의 자사주 6만2766주를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거래일에 주가는 1.45% 밀렸다.

상장사들의 자사주 처분 목적의 대다수는 연말 임직원에 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자사주 교부, 사내 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이다. 일부 업체는 포괄적 주식 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요청에 따라 확보한 자사주를 매도하거나, 교환사채 발행 등을 자사주 처분 이유로 제시하기도 했다.

주주들 “자사주 처분시 주주가치 희석” vs 기업 “인재 확보 중요”

주주들은 임직원을 위한 상여금 지급 등을 이유로 자사주 처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자사주 처분 시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들의 보유 주식에 대한 가치 희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직원에게 상여금을 지급하는 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외에도 자사주 처분을 통해 상여금 등을 지급할 경우 현금이 부족한 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시그널로 시장에 비칠 수 있고, 경영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주들의 반발에도 기업들이 자사주 처분에 나서는 것은 연말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최근 이직 시장이 확대되면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 처분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보유 중인 자사주를 처분해 상여금으로 지급한다면 해당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 부활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임직원의 동기부여와 책임의식이 증가해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응태 (yes01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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