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뮤지션’ 꿈꾸는 자이언티 “커리어 모아둔 압축파일 같은 앨범”[SS인터뷰]

정하은 2023. 1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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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자이언티. 사진 | 더블랙레이블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자이언티의 ‘집’들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가수 자이언티(Zion.T)가 정규 3집 ‘집’(Zip)을 통해 자인언티의 음악세계로 리스너들을 초대한다. 정규앨범으로는 2017년 2집 ‘OO’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그는 고심끝에 발매한 이번 앨범에 대해 “제 커리어의 뾰족한 부분을 모아둔 압축파일 같은 앨범”이라고 표현했다.

◇6년만에 꺼낸 자이언티의 이야기 “이제는 할 말이 생겼다”

지난 2011년 ‘클릭 미’로 데뷔한 자이언티는 독특한 음색과 자전적인 가사를 담은 ‘양화대교’, ‘꺼내 먹어요’, ‘노 메이크업’, ‘노래’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늘 예측불가한 콘셉트와 비주얼,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펼쳐온 그는 이번 앨범에 대해 “지난 12년간 음악세계를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데뷔 때는 시류와 상관없는 음악을 했죠. 이후 댄서블한 디스코 장르의 펑키한 곡들을 들려드렸고 대중적인 발라드, 소프트 알앤비 등 여러 모습을 보여드렸어요. ‘집’은 이 모든 게 담긴 앨범이죠.”

그간 엠넷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프로듀서 등으로 활동해왔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앨범 발매는 오랜만이다. 공백기가 길어진 이유에 대해 그는 “할 말이 없었고 앨범 내는 것도 위축됐다”며 “이제는 할 말이 생겼다. 최근 내 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과거에 녹음 해놨던 곡들은 모두 삭제하고 최근 5~6개월동안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트리플 타이틀곡 ‘언러브’, ‘모르는 사람’, ‘V’를 비롯해 알앤비 소울 장르 인트로곡 ‘하우 투 유즈’,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한 유명 트럼펫 연주자 베니 베낵 3세가 피처링으로 참여한 재즈 힙합 장르 ‘내가 좋아하는 것들’, 힙합 알앤비곡 ‘낫 포 세일’, 보사노바 리듬을 가진 소프트 알앤비곡 ‘해피엔딩.’ 등 총 열 곡을 가득 담았다.

가수 자이언티. 사진 | 더블랙레이블

◇“내 노래, 누군가 ‘언러브’ 할 걸 생각하면 마음 아파”

타이틀곡 ‘언러브’는 영국의 유명 일렉트로닉 듀오 혼네가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 감각적이고 몽환적인 사운드로 신스팝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혼네와 독보적인 자이언티의 음색이 어우러졌다.

‘언러브’를 만든 계기도 독특하다. 자이언티는 “애플 뮤직에서 내 플레이리스트 음악을 삭제할 때 ‘언러브’ 버튼을 누르게 되어있다. 누군가 내 노래를 ‘언러브’ 할 걸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며 클릭 한 번으로 쉽게 하트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곡이라고 설명했다.

또 “젊은 세대에게 ‘리셋 증후군’이란게 있다고 하더라. SNS 피드에서 게시물을 쉽게 지우고 언팔로우 하는 것처럼, 실제 생활에서도 관계와 행동을 무책임하게 ‘리셋’ 해버리는 성향을 이 노래를 통해 확장시켜 보려 했다”고 덧붙였다.

뮤직비디오 시놉시스도 직접 만들었다. 그는 “완벽주의자이자 나르시시스트, 결벽증의 남자가 완벽한 이별을 준비하면 어떨까 호기심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금발의 헝클어진 머리를 한 자이언티에 ‘미친 과학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했다. 자이언티는 “좋은 뜻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자는 아무나 될 수 없지 않나. 미친 과학자는 왠지 더 능력이 있어 보여서 마음에 든다”며 웃었다.

가수 자이언티. 사진 | 더블랙레이블


또 다른 타이틀곡 ‘모르는 사람’은 재즈풍의 빈티지한 매력이 느껴지는 곡이다. 자이언티는 “내가 잘 알지만 모르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마다 사각지대가 있다. 누구든 내가 안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쓰고 싶었다”며 “이 노래는 술 먹고 집에 가면서 들으면 좋다”고 추천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배우 최민식이 출연했다. 자이언티가 직접 출연을 요청했다. 자이언티는 “모두가 배우 최민식을 알지만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지 않나”라며 “사실 출연해 주실거라 생각지 못한 채 직저 연락드렸더니 ‘노래가 좋다’며 함께 뮤직비디오 빌드업 작업을 했다. 마침 올해가 ‘올드보이’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영화의 상징인 개미와 춤추는 장면 아이디어도 직접 내주셨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어느덧 데뷔 13년차 뮤지션이자 프로듀서로 자신의 길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자이언티는 최종적인 목표로 ‘우아한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태도라 생각한다. 주체성이 있고 자신의 기준이 분명한 것”이라며 “창작자로서 우아한 자세는 완성도를 추구하는 자세라 생각한다. 밀도 있는 음악, 완성도 높은 음악을 하고 싶다”는 굳은 신념을 내비쳐 앞으로 자이언티가 그려 나갈 음악세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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