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아도 애 안 낳아…연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 無자녀 비율↑

손승환 기자 2023. 12. 12.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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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신혼부부일수록 자녀가 없는 비중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 평균소득이 '7000만~1억원 미만'인 초혼 신혼부부는 '자녀 없음' 비중이 53.8%로, '자녀 없음'(46.2%)을 앞섰다.

반면 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미만'인 모든 구간에선 '자녀 있음'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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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7000만원 이하 구간에선 '자녀 있음' 비중 더 커
한은 "저출산 핵심 원인은 경쟁압력과 고용·양육 불안"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신혼부부일수록 자녀가 없는 비중이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출산 문제의 구조적 원인은 단순히 소득이라기보단 우리사회의 경쟁 압력과 불안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계청이 전날(11일)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소득은 6790만원으로 전년 대비 6.1%(390만원) 증가했다.

해당 통계에서 신혼부부는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를 하고,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 중인 부부를 뜻한다.

소득구간별로 보면 '5000만~7000만원 미만'이 22%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00만~1억원 미만' 21.3%, '3000만~5000만원 미만' 20.2%, '1억원 이상' 17.9% 등 순이었다.

연 평균소득이 늘었으나,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초혼 신혼부부 81만5000쌍 중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는 43만7000쌍이었다. 전년에 비해 0.6%포인트(p) 감소한 수치다.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디딤돌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안내문. 2023.10.5/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특히 소득이 높으면 자녀가 있는 비중이 높을 것이란 일반적인 통념도 빗나갔다. 평균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구간에서 '자녀 없음'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연 평균소득이 '7000만~1억원 미만'인 초혼 신혼부부는 '자녀 없음' 비중이 53.8%로, '자녀 없음'(46.2%)을 앞섰다. 평균소득이 '1억원 이상'인 경우에도 '자녀 없음' 비중이 51.6%로, '자녀 있음'(48.4%)보다 높았다.

반면 연 평균소득이 '7000만원 미만'인 모든 구간에선 '자녀 있음' 비중이 높았다.

소득구간별 '자녀 있음' 비중을 보면 △'1000만원 미만' 60.1% △'1000만~3000만원 미만' 58.1% △'3000만~5000만원 미만' 59.8% △'5000만~7000만원 미만' 54.8% 등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이 7000만원 이상인 구간에서 자녀 없음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다"라며 "다만 외벌이 부부는 맞벌이보다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자녀가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통계는 초혼인 신혼부부로 조사 대상을 한정하고 있는 만큼 전체 부부로 대상을 넓힐 경우 결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의 원인은 만연한 경쟁 압력과 불안에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지난 6일 펴낸 '초저출산 및 고령화사회: 심각성과 그 원인은' 보고서를 통해 "인구구조 고령화를 재촉하는 저출산의 핵심 원인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등에 대한 불안"이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미혼 및 무자녀 기혼자 청년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쟁 압력을 많이 느끼는 청년일수록 희망 자녀 수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여러 인구통계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유의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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