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효과 무용지물…뒷걸음질 친 CFD 시장
[편집자주] 한 때 유치경쟁이 치열했던 코스닥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 담보대출이 이제는 찬밥신세다. 지분담보 대출은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손실이 없는 안전상품이자 추가 마케팅 수단으로도 활용됐으나 최근 2년간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시세조종에 휘말린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담보가치가 확 줄었다. 담보대출을 시행한 증권사들은 만기연장 대신 상환을 재촉하는데 급기야 반대매매로 지분이 날아간 오너들이 나타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거금 포함 CFD 잔고는 1조1635억원이다. 라덕연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3월 말 잔고 2조7697억원의 42% 수준이다. 증거금을 뺀 잔고는 5823억원으로 신규 거래 재개 첫날인 지난 9월1일(6820억원)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인다.
CFD의 핵심은 레버리지다. 40%의 증거금만 있으면 주식 대비 최대 2.5배 레버리지(가진 돈보다 더 많은 돈으로 투자하는 것)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4억원만 있으면 최대 10억원을 가지고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외에도 국내·외 주식에 관계없이 양도소득세 11%만 적용돼 절세 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슈퍼개미(고액 자산가)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CFD는 레버리지 투자, 공매도, 절세 등에서 뚜렷한 이점을 지닌 상품"이라며 "고위험·고수익에 절세 효과를 모두 누리려는 전문투자자 입장에서 CFD를 대체할만한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CFD에 찬물을 끼얹은 건 라덕연 일당이었다. 라덕연 일당은 CFD 계좌를 활용해 삼천리, 서울가스 등 8개 종목의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라덕연 일당은 투자자 실명이 드러나지 않고, 높은 레버리지를 누릴 수 있다는 CFD의 장점을 악용했다.
기존 고객에 한해 부분적으로 CFD 서비스를 다시 시작한 하나증권은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해 레버리지 효과를 누릴 수 없다. NH투자증권은 자체적으로 매긴 주식등급과 투자자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을 모두 고려해 거래 한도를 결정한다. CFD 계좌를 이용할 경우 삼성전자에 최대 2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으나 신용평점이 535점에 미달할 경우 투자를 할 수 없다.
서비스 재개 시점을 밝히지 않은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거금률을 상향하면 리스크를 줄일 수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효과도 떨어지는 만큼 전문 투자자에게 CFD 매력은 반감될 것"이라며 "거래요건도 강화된 만큼 서비스를 재개한다고 해도 과거와 같은 수요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라덕연 사태 이후에도 이유 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이 발생하는 등 CFD와 관련한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CFD 사업을 재개할 유인도 부족하다"고 했다.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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