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네덜란드 반도체 협력, 이제 동맹으로 격상될 것"
"반도체, 안보에도 중요…지평 확대"
"6·25 5000명 파병…자유·법치 공유"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협력은 이제 반도체 동맹으로 관계가 격상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네덜란드 방문 첫 일정으로 암스테르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양국 관계 발전상을 짚고 반도체 동맹 비전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서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반도체 분야"라며 "우리는 그동안 네덜란드와 아주 긴밀한 반도체 협력을 이뤄왔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가 산업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며 "한국과 네덜란드는 국방 안보와 같은 전략적 분야부터 시작해서 경제·문화·교육까지, 또 첨단 과학기술 분야의 교육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많은 협정과 MOU(양해각서)까 체결되면서 한-네덜란드 관계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 정상인 마르크 뤼터 총리와의 남다른 우의도 소개했다.
뤼터 총리와 취임 후 네 번째 정상회담을 앞둔 윤 대통령은 "제가 취임해서 처음으로 나토 다자회의를 갔을 때 뤼터 총리가 많은 유럽 정상들을 제 손을 잡고 한 분 한 분 소개를 해주고 그게 인연이 돼서 그런지, 그 이후에 많은 다자회의에서도 우리 뤼터 총리가 왔나 제가 먼저 보게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양국 관계사를 설명하고, 동포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17세기 조선에 귀화한 네덜란드인 벨테브레이(박연), 제주도에 표류했다가 귀국한 헨드릭 하멜의 기여를 언급하며 "한국과 네덜란드의 교류 역사는 저희가 학교 때 배운 것처럼 매우 오래되고 깊다"고 했다.
이어 "6·25(전쟁) 때도 네덜란드는 5000명이 넘는 장병을 파병해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빠르게 우리나라의 군사 지원을 해줬다"며 "그 이후에도 한국과 네덜란드는 자유와 법치라는 가치를 공유하면서 경제 협력을 확대해 왔고, 작년에는 양국 교역이 역대 최대인 160억 불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1950년대 이래 신학과 공학 분야 유학생들로 시작된 우리 네덜란드 동포 사회가 지금 벌써 1만 명 가까운 규모로 성장했다고 알고 있다"며 올해 50년을 맞이한 네덜란드 한인회의 역할을 치하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탄탄한 이런 재외동포 사회는 동포들뿐만 아니라 모국인 대한민국에도 귀중한 국가적 자산이 된다"며 "대한민국과 전 세계에 우리 재외동포들이 힘을 모아서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고 국제사회에서 부러워하고 존경받는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되겠다"고 밝혔다.
윤원 한인회장은 "우리나라와 네덜란드는 거리는 비록 많이 떨어져 있지만 역사적으로 깊이 얽혀 있는 최고의 우방국"이라며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 6·25 전쟁 참전, 이준 열사 독립운동 등을 열거했다.
그는 "양국의 수교 이후에 이루어지는 최초의 국빈 방문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훨씬 더 높아졌음을 실감한다"며 "네덜란드에서도 'K-팝', 'K-드라마'와 함께 이젠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동포 만찬 간담회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외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최형찬 주네덜란드대사 내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동포사회에서는 윤원 한인회장과 김일훈 한인상공회의소장, 정창호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 박진희 레이던대학교 교수, 변진무 ASML 기술지원 부장, 미선 힐터만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한경희 하나로유럽(Hanaro Europe) 대표 등 100여명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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