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호위무사' 자처 여 초선들…당내선 '공천 눈치보기' 비판

하태경·서병수 등 김기현 사퇴 촉구에
영남-강남 초선, 단체 대화방서 비판
"당 흔들려는 자가 X맨" "결단도 때 있어"
"공천 앞두고 불안한 마음 표출" 지적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3.12.11. 20hwan@new

[서울=뉴시스] 홍세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들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대표를 적극 감싸고 나섰다. 혁신을 적극 지원해야 할 초선들이 오히려 주류 희생 압력에도 버티기에 들어간 김 대표를 옹호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김 대표에게 사퇴를 요구한 일부 중진 의원들을 겨냥해 '자살특공대' '적반하장' '당 혁신의 걸림돌'이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당 내에서는 존재감 없는 초선 의원 중 상당수가 공천 물갈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천을 앞두고 김 대표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주류 희생 혁신안'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기 종료하자 당 내부에서 '김기현 책임론'이 분출했다.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은 지난 10일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체제로는 불가능하다"며 김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고, 5선 서병수 의원도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필패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며 김 대표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기현 용퇴론이 나오기 시작하자 친윤계 초선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렘 단체 대화방에 김 대표 사퇴론을 반박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김 대표 감싸기에 나선 의원들은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가평)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 텃밭인 영남권과 강남 초선 의원들로 김승수(대구 북구을), 태영호(서울 강남갑), 강민국(경남 진주을), 전봉민(부산 수영), 박성민(울산 중구), 윤두현(경북 경산),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 등이다.

태영호 의원은 "지금은 결단이 아니라 단결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결단도 때가 있다. 지금 결단하면 선거철이 오면 다 잊어버릴 것"이라고 강조했고, 강민국 의원도 "소속 정당에 '좀비 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 아니겠느냐"고 동조했다.

최춘식 의원은 "자살 특공대는 불난 집에 부채질로 끊임없이 지도부를 흔든다"며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을 '자살특공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고, 전봉민 의원은 "신뢰와 단합이 혁신의 시작이고 뿌리"라며 "대선·총선의 압도적 승리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이끌 수 있도록 더 이상 당내 갈등이 일어나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여당 초선 의원 48명은 지난 1월에도 유력 당권 후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리며 '윤심' 후보를 자처한 김기현 당대표 만들기에 앞장선 바 있다.

초선 의원들이 이같이 김 대표 사퇴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자 당내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공천을 앞두고 김기현 대표에게 줄을 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의 한 중진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당의 혁신과 단합을 얘기해야 하는데 되레 거꾸로 됐다"며 "지도부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 만큼 공천을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표출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개혁 성향을 갖고 지도부에 쓴소리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지도부 귀에 듣기 좋은 얘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라며 "힘 있는 당 대표에게는 쓴소리를 안하고, 밀려난 중진들을 비판하는 것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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