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룰 없는데 선수부터 입장'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2023. 12. 12. 0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입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등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일정 범위 내 활동을 할 수 있다.

특히 국회에 보고된 획정안에 합구·분구 대상으로 거론된 지역의 경우, 정치 신인들은 어느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모를 뿐 아니라 공약 개발에도 제한이 클 수밖에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지역구 예비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11일 서울 양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입후보자는 선거사무소 설치, 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등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전에 일정 범위 내 활동을 할 수 있다. 총선 규칙 중 가장 기본인 선거구 획정은 감감무소식인 상황에서 총선에 뛰려는 예비후보자들이 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는 꼴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간사와 위원 한 명이 각각 참여하는 '2+2 회의'를 가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보고한 획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획정안의 유불리를 두고 충돌하고 있어 선거구 획정은 기약이 없다.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는 공직선거법을 사문화하고 있는 여야의 무책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구 늑장 획정을 역대 총선에서 반복돼 온 관행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그 배경에는 정치 신인의 진입을 봉쇄하려는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카르텔이 자리 잡고 있다. 선거구 획정 시기가 늦어질수록 유권자에게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정치 신인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촉박한 선거운동 일정을 만들기 위해 현역의원들이 선거구 획정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국회에 보고된 획정안에 합구·분구 대상으로 거론된 지역의 경우, 정치 신인들은 어느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해야 할지 모를 뿐 아니라 공약 개발에도 제한이 클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혼란은 선거일을 한 달여 앞두고서야 출마한 후보 정보를 얻게 되는 유권자의 참정권 침해로 이어진다.

현역의원들의 기득권 카르텔을 막기 위해선 국회가 아닌 전권을 가진 독립적인 기구에 선거구 획정을 맡기는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이번 선관위 획정안에는 인구수 기준으로 강원에서 6개 시군을 통합해 서울 면적의 8배에 이르는 초대형 선거구가 등장했다.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거구 획정을 위해 인구수 외에 면적 등 지역대표성을 감안할 필요성 또한 커졌다.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