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초선 vs 비윤 중진… 與 내홍으로 번진 ‘김기현 사퇴론’
金사퇴 요구한 서병수·하태경에
“퇴출 대상자들이 자살공격 나서”
국민의힘 친윤계 일부 초선 의원이 11일 김기현 대표 사퇴를 주장한 중진 의원들을 “자살 특공대” “퇴출 대상자” 같은 표현으로 비판했다. 초선들이 당내 주류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중진을 향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당내에서는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순방길에 나선 직후 초선 48명이 당대표에 출마하려던 나경원 전 의원을 비판하는 연판장을 돌렸을 때와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나 전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고,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대표가 선출됐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이날 당 소속 의원 111명 전원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김 대표 사퇴를 주장한 부산 5선의 서병수(71), 부산 3선 하태경(55) 의원 등을 향해 “내부 총질 하지 말라”고 했다고 몇몇 관계자가 전했다. 강민국(52·경남 진주을) 의원은 “소속 정당에 ‘좀비 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이라고 했다. 최춘식(67·경기 포천가평) 의원은 서·하 의원을 겨냥해 “자살 특공대” “불난 집에 부채질” 같은 표현을 쓰며 “진정 용퇴를 해야 할 의원”이라고 했다.
박대수(63·비례)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당대표와 중진 의원을 험지로 내몬 결과는 처참했다”며 “대책 없는 지도부 흔들기는 최선봉 아군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라고 했다. 박성민(64·울산 중), 권명호(62·울산 동), 이인선(64·대구 수성을), 강대식(64·대구 동을), 김영식(64·경북 구미을), 윤두현(62·경북 경산), 안병길(61·부산 서동), 백종헌(61·부산 금정), 정동만(58·부산 기장), 전봉민(51·부산 수영), 이용(45·비례) 의원 등도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가 지난 1월 ‘나경원 연판장’에도 이름을 올렸다.
일부 초선 사이에서는 반론도 나왔다. 김웅(53·서울 송파갑) 의원은 “‘나경원 연판장 시즌2′ 같다. 나는 부끄러워서 이 방에 못 있겠다”고 했다. 김미애(54·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민생 현장에 가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다.
중진 의원들도 우려의 뜻을 밝혔다. 안철수(61·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 대표의 당 지지율 55%, 대통령 지지율 60%의 공약이 내년 총선 55~60석으로 바뀔까 두렵다”며 “이대로라면 수도권, 부산, 경남은 물론 충청권도 참패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친윤 초선들은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와 혁신위원회 조기 해체 등 당의 결정적인 순간에는 침묵하더니 총선 공천을 앞두고는 지도부 옹위에 나섰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지도부 희생론을 두고 충돌했다. 이날 당 회의에서 재선인 김석기(69·경북 경주) 최고위원이 “대안 없는 당 지도부 흔들기를 멈춰야 한다”고 하자,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인 김병민(41) 최고위원은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대한 답을 내놨나”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는 “저를 비롯한 당 구성원 모두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 각오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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