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혁신위 50% 성공” 그 말 믿을 국민 얼마나 될까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1일 원래 일정보다 2주 앞당겨 활동을 끝냈다. ‘당내 주류의 희생’을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가 거부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50%는 성공”했다고 자위했고,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 제안이 “당에서 질서 있게 반영되고 추진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지만 공허한 이 말을 믿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혁신위는 50일 가까이 활동하면서 지도부를 비롯한 당의 큰 변화를 권고했지만, 당의 주류는 이를 ‘당 지도부 흔들기’로 받아들이며 거부반응을 보여 왔다. 김 대표부터 자기 지역구인 울산을 찾아 ‘윤심(尹心)’을 거론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던 의원은 지지자 수천 명을 모아 세를 과시하며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다시피 했다.
혁신위 활동 종료와 때를 같이해 친윤계 초선 의원들은 국민의힘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SNS 단체 대화방에서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며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지키기에 나섰다. 이들은 김 대표 사퇴를 주장한 중진 의원들을 향해 ‘내부 총질’ ‘자살 특공대’ 같은 자극적 표현을 써 가며 비판했다. 당 혁신과 체질 강화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초선 의원들이 오히려 기득권 수호에 앞장선다. 이 의원들은 대부분 영남 등 국민의힘이 강세인 지역 출신이다. 현 지도부가 그대로 있어야 자기들 공천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두 달 전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를 벌써 잊어버렸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 여당에 위기가 몰려오고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내년 총선에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가 53%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40%)” 를 크게 앞섰다. 수도권은 그 격차가 더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후 민심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엑스포 유치전 참패 후에도 자기 잘못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런 자책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연결되는 일은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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