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옆 문화센터… “보육 클러스터 조성”

이새샘 기자 2023. 12. 1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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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교통이 가장 편리한 중심부에 어린이집과 24시간 돌봄센터가 있다.

2026년이면 경기 의정부시 고산지구에 이같이 보육 관련 인프라를 모아놓은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는 LH가 저출생 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타 사업지구로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3기 신도시 역시 우수한 보육·교육환경을 갖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손색이 없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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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고산지구에 돌봄시설 한데 모아
육아 프로그램 연계 ‘돌봄 공백’ 최소화
3기 신도시도 ‘보육 친화 도시’로 조성
아파트-학교-공원 연결… 안전-편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의정부시 고산지구에 조성하는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LH 제공
도시에서 교통이 가장 편리한 중심부에 어린이집과 24시간 돌봄센터가 있다. 바로 옆에는 문화센터와 미술 놀이터가 있어 어린이집을 마친 아이들은 바로 문화센터로 가서 각종 놀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부모가 갑자기 급한 회사 일로 야근 등을 해야 할 때는 24시간 센터에서 아이를 맡아준다. 말 그대로 아이를 종일 돌봐주는 시스템이다. 식당이나 카페, 소아과 병원까지 한데 모여 있어 ‘원스톱’으로 아이 돌봄에 관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

2026년이면 경기 의정부시 고산지구에 이같이 보육 관련 인프라를 모아놓은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2월 고산지구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설계 공모에 들어가 2024년 착공, 2026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는 여러 군데 흩어져 있는 아이돌봄 관련 시설을 한데 모아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어린이집, 공동육아나눔터 등 돌봄 시설과 육아 프로그램을 연계하고, 아동도서관이나 키즈카페, 놀이터 등을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고산지구 클러스터에는 준공 시기에 맞춰 소아과 병원 등 의료시설도 유치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의정부 지역에 30, 40대 맞벌이 부부가 많고 원거리 출퇴근, 돌봄시설 부족 등으로 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이 많아 고산지구를 시범지구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클러스터가 필요한 이유는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한 보육·양육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LH 토지주택연구원이 실시한 12세 미만 자녀 양육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양육자들은 방과 후, 방학 등 돌봄 공백(50.4%), 긴급 상황 시 대체 보육자 확보의 어려움(41.7%)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키즈카페, 문화센터, 놀이공원 등 사설 시설 의존도는 62.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H 관계자는 “공공 돌봄시설의 경우 유형별로 주관 부처가 보건복지부, 교육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를 한 공간에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본다”며 “최근 클러스터 설치 및 운영, 교육 복리시설 통합을 위한 가이드라인 정비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은 최근 신도시 조성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공공주택이 많은 만큼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가 신도시에 거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등 3기 신도시도 보육 환경 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LH는 우선 3기 신도시 내 모든 아파트 단지에 국공립 유치원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통학이 편리하도록 집 주변에 초중고교를 배치할 계획이다.

다양한 보육 친화적인 도시계획 요소도 이곳에 도입된다. 아파트 단지와 초중고교를 공원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공원을 통해 도보로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게 되는 데다, 아파트 부대시설을 공원과 학교에 면하도록 설계하면 방과 후 활동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이때 공원 내에 설치되는 생활 인프라도 부모와 아이를 위한 도서관이나 체육관, 숲 체험시설 등으로 구성한다. 차량 통학 역시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학교 앞에는 도로와 구분되는 별도의 ‘드롭 존’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아이돌봄시설 클러스터는 LH가 저출생 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시범사업 결과를 분석해 타 사업지구로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3기 신도시 역시 우수한 보육·교육환경을 갖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손색이 없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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