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주류, 회의적 분위기…“이준석-이낙연 ‘교집합’ 찾기 어렵다”
특히 두 사람이 상대를 높이 평가하며 힘을 합칠 가능성까지 열어 놓아 두 사람이 공동으로 신당을 창당할 수 있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연대 및 신당 창당 시나리오를 놓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양당의 전직 대표를 지낸 두 사람이 창당할 경우 단숨에 제3지대 구심점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가 하면, 이념적 교집합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손을 잡기가 쉽지 않고 창당하더라도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미 창당을 기정사실로 한 상태다.
이 전 대표가 공언한 마지노선은 오는 27일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과 당정관계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을 경우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해왔다.
지난달부터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지지자 연락망을 구축하고 있다. 신당 창당 시 발기인으로 참여할 인사들을 모으는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총선 출마 희망자도 모집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탈당하지 않고 신당을 창당할 수 없다"며 '27일 데드라인'을 재확인했다. 자신과 함께 탈당할 인사들이 더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관건은 현역 의원을 포함한 기존 여권 인사들의 합류 여부다. 이 전 대표의 측근 4인방을 칭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그룹에서도 탈당 및 신당 창당에는 적극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보이지 않고 있다.
비주류 3선 하태경 의원도 이 전 대표와 함께 당을 나갈 생각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전 대표의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나는 절대 탈당 안 하고 무조건 이 당을 바꾸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주류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공천 국면에서 유리한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단이라는 것이 여권 주류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싱크탱크 '연대와 공생'이 개최한 포럼 자리에서 창당 가능성을 열어 놓은 뒤 지난 8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도움닫기가 필요한 단계"라며 사실상 신당을 준비 중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이는 지금까지 '이재명 사당화'를 비판하며 개선을 요구했으나, 뚜렷한 응답이 없다고 보고 더는 당에 남을 이유가 없다는 명분을 확보해가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도 이날 통화에서 "진정성 없는 발언을 그냥 하실 분이 아니다"라며 창당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신당의 성공 확률을 높게 점치지 않는 분위기다.
김민석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국무총리와 당 대표를 지낸 분이 민주당도 아닌 제3 세력을 해야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 혼선"이라며 "지금은 엄중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당이 성공하려면 지역 기반이나 인물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전 대표에 대한 호남 지지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당내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진정성 있게 당의 혁신을 약속하고 손을 내민다면 이 전 대표가 창당 결심을 접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준석 전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창당해 실제로 손을 잡는다면 제3지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태섭 전 의원이 주도해 신당을 준비 중인 '새로운 선택' 등과의 관계 정립도 필요하겠지만, 이른바 '3지대 빅텐트'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전국구 정치인인 만큼 적지 않은 선거구에 후보를 내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인지도 있는 유력 정치인이라는 점은 역설적으로 공동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작게 점치는 요인이기도 하다.
한 정당이 제 역할을 하려면 공통의 가치관과 이념 지향 등이 필요한데 거대 양당의 대표를 지냈던 두 정치인이 이런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심이 같이 가기를 원한다면 같이 갈 수 있겠지만, 두 전직 대표가 노선과 세가 완전히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각 당의 주류에 각을 세웠다는 공통점 외에 두 사람의 처지가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1년 반 동안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이 나를 신나게 두들겨 때려 (반윤 이미지가) 축적됐지만, 이낙연 전 대표는 '당한 게 뭐지'라는 물음표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 주류는 이준석-이낙연 공동신당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정치적 교집합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두 전직 대표의 연대 가능성과 관련해 "'낙석 연대'가 아니라 '낙석 주의'가 된다. 주의해야 한다"고 평가절하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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