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의 미래 사피엔스] [44] 올트먼의 승리, 인간의 패배?
마치 1주년 기념행사라도 하려던 걸까? 작년 말 챗GPT를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오픈AI사가 지난 11월 17일 갑작스럽게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는 사건이 있었다. 직원 대부분은 올트먼을 따라 회사를 나가겠다고 선포했고, 결국 5일 만에 올트먼은 CEO로 복귀한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오픈AI는 모든 면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범용적 인공지능(AGI) 역시 인간이 제어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을 미리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회사가 아닌 비영리 재단으로 2015년 설립되었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비용은 천문학적이었고, 결국 2019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는다. 이때 오픈AI 이사회는 독특한 조건을 요청한다. MS에서 투자를 받은 “오픈AI”라는 이름의 회사를 비영리 재단 아래 설립하고, 비영리 재단 이사회가 영리 회사를 지배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투자를 유치한 올트먼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최대한 빠르게 상용화해야 한다는 ‘속도주의’를 주장하는 반면 대부분 비영리 재단 이사진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라면 기술 발전을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필요하다면 아예 오픈AI사를 파산에 몰아야 한다고 믿는 ‘안전주의’파로 유명하다.
그런데 최근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발생했다는 소문이 있다. 경험을 통해 능동적 자체 학습이 가능한 ‘Q*’(Q-Star)라는 알고리즘을 연구진이 개발했고, 이 기술이 잠재적으로 인류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믿는 이사진과는 달리 올트먼은 비슷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경쟁사보다 오픈AI가 먼저 상용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진실이야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결론적으로 올트먼은 CEO로 복귀했고, 그를 해임한 비영리 재단 이사진은 대부분 물갈이됐다. 이사회와 벌인 싸움은 올트먼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의 승리는 어쩌면 먼 미래에 인간과 기계의 대결에서 인간이 패배하기 시작한 계기였다고 기억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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