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부 대상] 연탄을 아세요?

박재형 대구 동평초 5학년 2023. 12.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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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동평초등학교 5학년 박재형이라고 합니다.

저는 어머니께 연탄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이 검고 차갑고 무거운 것이 누군가의 겨울을 따듯하게 하는 거라고요? 제가 처음 본 바로 그것이 연탄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서로 웃으며 힘차게 연탄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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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동평초 5학년 박재형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 동평초등학교 5학년 박재형이라고 합니다. 제가 수수께끼를 하나 내겠습니다. 모두 맞춰보세요.

검은색입니다.

22개의 구멍이 있습니다.

3.6킬로그램입니다.

800원입니다.

네, 아직 모르겠다고요? 그러면 제가 중요한 힌트를 드리겠습니다. 꼭, 맞춰보세요. 우리를 따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모르겠다고요? 어렵지요? 네, 저도 처음에는 잘 몰랐습니다. 정답은 바로, 연탄입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는 어느 날 저녁의 일입니다. 어머니께서 우리 가족이 연탄 봉사 활동에 참여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어머니께 연탄이 뭐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웃으시며

“내일 알게 될 거야.”

라는 알쏭달쏭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그날은 아침부터 너무 추워서 따뜻한 침대에서 나오기 싫었습니다. 휴일엔 따뜻한 침대에서 늦잠 자는 게 제일 좋은 거라서 저는 더 자고 싶었는데 서두르라는 어머니 말씀에 짜증을 내며 투덜거렸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봉사를 마치고 나면 우리는 따뜻해질 거야 라는 더 알 수 없는 말씀을 하셨지요. 결국 저는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심술이 난 채로 두꺼운 검은색 외투와 장갑 모자까지 챙겨서 어머니를 따라 나갔습니다.

그곳은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지난번에 가족과 마트에 갈 때 가본 곳이라 익숙했습니다. 하지만 그곳 뒤로 돌아가니 다른 길이 나왔습니다. 길을 따라 들어가니 차가 다닐 수 없는 좁은 길이 몇 군데로 나 있었고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깡총 뛰어 손을 뻗으면 지붕이 닿을 것 같은 낡은 집이었습니다. 우리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이런 시골이 있었는지 몰라서 저는 어머니께

“여기 시골이에요?”

라고 물어보자 어머니께서는

“아니, 우리 동네야.”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동네는 지상철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아파트도 있고 영화관도 있고 번쩍번쩍 빛나는 상점도 있는 곳인데 어떻게 갑자기 이런 낡은 시골집들이 있는 걸까요? 어머니께서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면 보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였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 청소년, 여러사람이 모였습니다. 우리는 비닐 옷을 또 입고 비닐장갑을 끼고 한 줄로 지그재그로 섰습니다. 왜냐하면 좁은 골목길에서는 연탄을 옮길 수 있는 차가 없어서 사람이 손으로 옮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엄마 곁에 줄을 서서 옮겨진 연탄을 처음 받았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차갑고 무거웠습니다. 저의 불평을 눈치챈 어머니께서 목소리를 낮추어 제게 말씀해주셨습니다.

“이건, 누군가의 겨울을 따듯하게 해주는 거야.”

이 검고 차갑고 무거운 것이 누군가의 겨울을 따듯하게 하는 거라고요? 제가 처음 본 바로 그것이 연탄이었습니다. 우리는 보일러로 난방을 하여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지만 비싼 보일러 대신 연탄 난방을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아직도 주위에 있다고 말씀도 해주셨습니다. 하루를 따뜻하게 지내려면 연탄 4장이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따뜻하게 지낼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따뜻하게 채우려면 이웃의 온정이 필요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제 마음이 어느새 사르르 녹아내렸습니다. 그제서야 주위를 돌아보니 모두들 땀을 뻘뻘 흘리며, 서로 웃으며 힘차게 연탄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겨울을 따뜻하게 하는 연탄, 네 바로 수수께끼의 정답은 연탄입니다.

600장의 연탄을 다 옮기자 집주인 할머니께서 인사하러 나오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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