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연체율 9개월새 2배… “부실 제거 시급”

황성호 기자 2023. 12. 1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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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 여파로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9월 말 기준 2.4%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올 4월 대주단(貸主團) 협약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 3분기(7∼9월) 말 기준 2.42%로 집계됐다.

금융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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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등은 석달새 3%P 폭등
금융-건설사 5곳 신용전망 하향
강남 금싸라기 땅도 겨우 만기연장
“무더기 파산땐 은행도 위험” 지적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 여파로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9월 말 기준 2.4%를 넘어섰다. 금융당국이 올 4월 대주단(貸主團) 협약을 통해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사업장의 옥석을 신속히 가려내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올 3분기(7∼9월) 말 기준 2.42%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4∼6월) 말 2.17%에 비해 0.2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말(1.19%) 대비로는 1.23%포인트 치솟았다. 잔액도 9월 말 134조3000억 원으로 석 달 새 1조2000억 원 늘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연체율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상호금융권 연체율은 올 6월 말 1.12%에서 9월 말 4.18%로 석 달 만에 3.06%포인트 폭등했다. 금융위는 “상호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일부 대규모 사업장의 연체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저축은행(0.95%포인트)과 여신전문(0.55%포인트), 보험업권(0.38%포인트)의 연체율도 일제히 높아졌다.

부동산 PF 위험 확대로 최근 한 달간 금융사, 건설사 등 5곳의 신용등급 전망은 줄줄이 하향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하이투자증권(긍정적→안정적), 다올투자증권(안정적→부정적), 엠캐피탈(긍정적→안정적), 대신에프앤아이(긍정적→안정적), 신세계건설(안정적→부정적)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췄다. 올 하반기(7∼12월) 분양 및 착공 감소로 부동산 PF 대출 상환이 늦어지는 등 신용 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선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기업어음(CP) 신용도 정기평가에 돌입한 만큼 PF 위험 증가에 따른 신용등급 및 전망 강등 사례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중에서도 특히 브리지론의 리스크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리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에 투입되는 자금 대출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브리지론 중 30∼50% 정도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으로 전 금융권에서 약 30조 원 규모의 브리지론이 만기 연장으로 버티고 있다.

이른바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지역의 일부 부동산 브리지론조차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개발 중인 고급 주거단지 ‘르피에드 청담’의 경우 채권자 협의회가 올 8월 464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 만기 연장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반대했다가 넉 달 만에 승인했다.

전문가들은 “부실 사업장을 빨리 솎아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 사업장이 무더기로 파산할 경우 일부 금융권의 문제가 아닌 시중은행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며 “자구 노력이 부족한 사업장은 정리하되 사업성이 있는 곳은 살리는 선별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금융위 당국자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에 대한 재구조화 유도 등 PF 사업장의 점진적인 연착륙 조치를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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