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헌혈 천사들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사랑과 나눔의 실천이다. 그런데 헌혈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혈액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이 크다. 특히 10대 헌혈은 2018년 85만명에서 2022년 46만명으로 거의 절반이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혈액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지난해 264만여명이 헌혈에 참여했다. 10~20대 헌혈이 143만명으로 54%를 차지한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대체할 물질도 없다. 그렇다고 장기간 보관도 불가능하다. 혈소판은 5일, 적혈구는 35일간 보관이 가능하다. 따라서 적정 혈액 보유량인 5일분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헌혈이 유일한 방법이다.
혈액은 어느 나라나 부족에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인구 감소가 주원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하면 초중고교 학생 수가 지난해 538만명에서 2040년 268만명으로 무려 50.3%나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혈액 부족이 심각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예비군 훈련 때 헌혈하면 하루 훈련을 면제해주기도 했다. 심지어 법적으로 금지된 매혈(賣血) 사례도 있었다. 교육부가 2024학년도 대입부터 학교 교육에 반영된 학내 헌혈봉사활동은 대학입시에 반영되지만 ‘헌혈의 집’에서 한 헌혈은 봉사활동에 반영되지 않아 개인 헌혈이 많이 줄었다.
‘헌혈증서’는 객관적인 증빙이 가능하고 다른 봉사활동보다 값진 일이지만 갈수록 외면받고 있는 헌혈, 헌혈 습관이 중요한 나눔의 가치를 이어가기 힘든 슬픈 사회다.
반면 헌혈을 무려 700회 이상 한 사람도 6명이나 있다. 헌혈 왕은 임모씨가 869회로 한 달에 최대 두 번 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36년간 매달 두 번씩 헌혈한 셈이다. 600회 이상 28명, 500회 이상도 88명이나 된다. ‘헌혈 천사들’이다. 대한적십자사도 이를 기리기 위해 포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헌혈 유공패’ 제도다. 헌혈 횟수에 따라 30회는 ‘은장’, 50회는 ‘금장’, 100회는 ‘명예장’, 200회는 ‘명예대장’, 300회는 ‘최고명예장’이 수여된다. 현재 7천2명이 명예의 전당에 등록돼 예우를 하고 있다.
특별한 보상을 바라고 헌혈하는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수혈을 받을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일상 속 따뜻한 나눔, 헌혈은 생명 존중이라는 숭고한 의미도 있다. 연말 ‘헌혈의 집’을 찾는 천사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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