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항거 이범진 초대 주러공사 기념관 러시아서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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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국권 찬탈에 항거하다 숨진 이범진(1852∼1911) 초대 주러시아 한국 공사를 기리는 공간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마련됐다.
주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11일(현지시간) 청사 1층에 대한제국 주러 상주 공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이범진의 기념관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개관식에는 변철환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와 이범진 공사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 교수, 러시아에서 활동한 독립유공자들 후손,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정부 인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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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일제의 국권 찬탈에 항거하다 숨진 이범진(1852∼1911) 초대 주러시아 한국 공사를 기리는 공간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마련됐다.
주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11일(현지시간) 청사 1층에 대한제국 주러 상주 공사이자 독립운동가인 이범진의 기념관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기념관은 45.7㎡ 규모로 크지는 않지만, 이범진 공사의 유년 시절과 공적, 일제에 대항해 러시아 지역에서 전개된 독립운동 등에 관한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범진 공사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3개국 공사를 겸임하다가 1901년부터 초대 주러시아 상주 공사로 근무했다.
그는 1905년 을사늑약으로 대한제국 외교권이 박탈되고 일제가 각국 주재 한국 공사들을 소환하자 이를 거부하고 러시아에 남아 국권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범진 공사는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특사로 파견된 이위종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 이중, 이상설과 회의에 제출할 문서를 함께 작성하고, 아들인 이위종을 일행 겸 통역으로 동반하도록 했다. 또 이들이 헤이그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니콜라이 2세 러시아 황제에게 보호를 요청했다.
그러나 그는 1910년 경술국치 소식을 듣자 통한을 품고 이듬해 1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유서를 남긴 채 59세 나이로 자결했다.
총영사관은 대한제국 공사관 사적지를 복원하려 했으나, 러시아 건축법 문제로 매입이 불가능해지자, 그 대안으로 청사 내부 공간을 활용해 기념관을 만들었다. 국가 보훈부와 독립기념관이 기념관 조성을 지원했다.
개관식에는 변철환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와 이범진 공사의 외증손녀 율리아 피스쿨로바 교수, 러시아에서 활동한 독립유공자들 후손,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정부 인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피스쿨로바 교수는 축사에서 "이범진 공사는 국민에 대한 사랑, 주권 수호, 조국을 위한 희생정신 등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관을 실현하고 강조했다"며 "언제, 어느 나라에서나 이런 인생의 진리는 최우선으로 지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범진 공사의 친형으로 알려진 이범윤 선생의 사진을 이 기념관에서 발견해 기쁘고, 어려운 한러 관계 속에서 기념관이 개관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후손을 대표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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