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때아닌 ‘물폭탄’…12월 호우·대설특보 동시 발령

특보DB 구축 25년만에 첫 사례
산지 눈·비 섞여 많은 강수 예보
당분간 평년 웃돌다 강추위 전망

▲ 강원 북부 산지에 호우주의보와 대설주의보가 동시에 내려진 11일 홍천시장에서 군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김정호

강원도에 극단적인 겨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999년 특보 관련 데이터베이스(DB)가 구축된 이후 25년간 처음으로 12월에 호우특보가 발표됐고, 도내 북부 산지에는 대설특보가 내려지면서 한 특보 구역에 호우 특보와 대설 특보가 동시에 발령되는 것도 같은해 이후 처음이다.
 

■겨울비가 웬 말

강원 영동과 북부 산지를 중심으로 100㎜ 이상의 때 아닌 겨울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11일 삼척 평지와 북부 산지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또 강릉과 동해, 속초 등 영동 일부 지역과 강원 중·남부 산간에도 호우 예비 특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월 강원도 호우 특보가 내려진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기상청은 “남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큰 온도차로 강력하게 발달해 여름처럼 비가 쏟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는 영서의 경우 오는 12일 오전 9시까지, 영동은 같은날 오후 9시까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영동의 경우 많은 곳은 120㎜ 이상, 영서는 40㎜로 예보됐다. 11일 오후 5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삼척(원덕)167㎜·미시령 156.5㎜·양양(영덕)129.5㎜·삼척(궁촌)122㎜·강릉(옥계)120.5㎜·북강릉 103.8㎜ 양양(오색) 95㎜ 등이다.

■산에는 대설경보

강원기상청은 11일 오전 9시 30분쯤 강원 북부 산지에 대설경보를 발효했다. 기상청은 12일까지 강원 북부 산지는 많은 곳은 40㎝의 눈이 쌓을 것으로 예보, 강원 중·남부 산지에도 15~30㎝의 눈이 쌓일 것으로 보고 대설 주의보를 내렸다. 강원도에 12월 중 호우특보와 대설특보가 발효된 것도 역시 1999년 이후 첫 사례다. 많은 비가 내리는 영동 북부의 비가 눈을 바뀌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강원도 산지의 낮은 고도에서는 비와 눈이 섞여 내려면서 많은 강수량이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5시 기준 적설량은 향로봉 47㎝·미시령 5.4㎝·진부령 3.5㎝·구룡령 0.5㎝ 로 확인됐다.

■비·눈 끝나면 매서운 겨울날씨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겠지만 강원도내 전역에 비가 내린 후 오는 13일부터는 다시 기온이 떨어지겠다. 강원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강원 영서 0~5도, 강원 영동 3~6도며, 낮 최고기온은 영서 6~10도, 영동 5~8도로 평년 기온을 웃돌겠다. 하지만 오는 13일부터 5~10도 가량 큰 폭으로 떨어진다. 14일부터는 또 한차례 비가 내리고 강원도 영서를 중심으로 영하 10도 안팎의 강한 한파가 찾아올 전망이다. 신재훈 ericjh@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