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주택 수 제외되나…내년 '다주택' 제외 기대감↑
박상우 국토부 장관 후보,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시사
비아파트연맹·주산연 등 업계 '시장 정상화' 목소리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오피스텔의 주택 수 산정 배제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의 '1주택' 산정을 제외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인 박상우 후보자도 관련 내용을 언급했다.
건설업계는 소형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주택 수 산정 배제를 시급한 정책 과제로 꼽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은 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어 노후 자금으로 사용하려는 중·노년층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비주택 유형을 주택 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다.
11일 중소·중견 건설사로 구성된 대한주택건설협회와 한국부동산개발협회에 따르면 양측은 최근 비아파트 규제 완화 건의사항 8가지를 담은 '소규모 가구 및 서민 주거 안정'을 국토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국레지던스연합회·전국오피스텔협의회·전국임대인연합회도 지난달 '전국비아파트총연맹'을 출범하고 시장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오피스텔 인허가 물량은 1만2800가구로 1년 전 대비 67.1% 감소했다. 2019년 10만9000실이었던 오피스텔 공급량은 지난해 5만2000실로 줄었고, 올해는 1만 건대에 머물렀다. 도시형 생활주택 인허가 물량은 5800가구로, 7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21만9900가구로 1년 전보다 29.6% 감소하는 데 그쳤다.
최근에는 오피스텔 거래량도 크게 줄었다. 2021~2022년 월간 1100~1900건 수준이던 오피스텔 거래량은 올해 들어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신고 기간이 끝난 지난 10월 기준 서울 오피스텔 매매거래량은 667건에 불과했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 축소는 2019~2020년 공급량이 크게 뛰면서 나타난 기저효과 측면도 있다. 당시 이들 주택유형은 규제가 심했던 아파트를 대신한 대체 부동산 투자로서 흥행했다. 그러나 이후 2020년 정부가 오피스텔을 주택재산세 산정 기준이 되는 주택 수에 포함시키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오피스텔 소유자는 보유세가 부과되고 기존 주택을 보유할 경우 다주택 합산과세로 종합부동산세가 늘어난다. 양도세와 취득세 중과를 받고 청약 시장에서도 유주택자로 구분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오피스텔과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에 대한 임차수요는 높아진 상태다. 주산연에 따르면 지난해 말 1인 가구 비중은 총가구의 34.5%에 달하는 750만 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20~30대 1인 가구의 거주 주택 유형을 보면 다가구·단독주택 비중이 45.5%로 절반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소형아파트 20.5%, 오피스텔 17.3%, 다세대주택 10.4% 순으로 대부분이 도시 내 역세권 인접 소형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산연은 "오피스텔을 주택으로 간주해 다주택자 중과 대상으로 편입하면서도, 소형주택에 부과하는 각종 비과세 감면제도는 적용하지 않음으로써 세제 왜곡으로 인한 공급부족 심화가 가중하고 있다"며 "세제상 비주거용으로 일원화하고, 다주택 중과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업계는 오피스텔의 주택 수 산정 배제를 꾸준히 요구해 왔지만 정부는 그간 관련 규제 완화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해 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9월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오피스텔을 보유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규제 완화는 없을 것"이라며 "투자 수요가 높은 경우 세금을 깎으면 주거사다리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기존과 다른 방향을 시사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5일 출근길에서 비아파트 규제 완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아파트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전통적인 방법과 더불어 공급 형태를 다양화하겠다. 도심에서 소규모로 다양한 형태의 주택들이 빠른 시간 내에 공급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초 비주거용 부동산을 주거용으로 전환한 오피스텔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주거상품 자체로 1~2인 가구에 적합한 신규 주거공급을 늘려가야 한다는 견해가 나온다.
최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오피스텔이라는 부동산 자산은 당초 사무용 공간이었으나 주거용으로도 사용되면서 하이브리드 상품으로 자리 잡아 유리한 입지에 공급되지만, 투자 상품으로서는 불리한 측면이 있어 시행사나 건설사 배를 불리는 수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며 "1인 가구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역세권 유리한 입지에 청년주택, 임대주택 등을 공급하는 방안이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피스텔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준주택으로, 돌연변이 상품이다 보니 주택수 산정 배제는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해당 조치가 주거공급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애매한 법적 규정으로 규제를 피한 투자상품이 되기도 하는 만큼 오피스텔의 명확한 정의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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