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위기' 기시다, 비자금 의혹에 '아베파' 축출 움직임
[앵커]
일본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의 비자금 의혹에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아베파 출신 각료와 당내 인사들을 대거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내각 지지율이 '퇴진위기' 수준인 20%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비자금 의혹이 정권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기시다 총리는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과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상 등, 아베파 출신 각료·차관급 인사 15명을 모두 교체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을 비롯한 자민당 내 아베파 실세 의원들까지 경질하는 쪽으로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사실상의 개각과 당 인사를 단행해, 정권의 요직에서 아베파를 일소하려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애초 기시다 총리는 아베파 비자금 조성 의혹에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비판이 거세자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 : 국정이 지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대응을 고려해 나가려 합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파 비자금 조성 의혹에 기시다 총리의 책임이 있다는 답변은 87.7%에 달했습니다.
'정권 퇴진' 수준의 내각 지지율은 22.5%로 또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관련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임시국회가 끝나는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자금 의혹에 대한 대응을 밝힐 예정입니다.
하지만 마쓰노 관방장관 등 의혹 당사자들은 해명을 피하며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 : 파벌의 정치자금과 관련한 형사고발이 있었고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단체에서도 자세한 조사로 적절히 대응할 것입니다.]
[이즈미 / 입헌민주당 대표 : 답변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업무에도 상당히 지장이 생깁니다. 이런 관방장관은 더 임무를 맡지 못합니다.]
다만 기시다 내각을 뒷받침해 왔던 아베파 축출 움직임에 반발 목소리도 커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아베파 축출이라는 극약 처방으로 지지율 폭락을 거듭하는 내각에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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