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 매연저감장치 달았다더니...허위로 챙긴 정부보조금

유서현 2023. 12. 1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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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경유차에 '중국산 미인증' 가짜 필터 설치
'구멍 숭숭' 매연 못 거르는 필터 달고 돈 챙겨
정상필터 여부 전수조사 아닌 점 노려…입단속도
'필터 청소 결과 조작' 클리닝 위탁 업체도 적발
제조업체 대표 등 71명, 보조금 약 13억 편취

[앵커]

오래된 경유차에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매연저감장치 대신 가짜 필터를 설치하고 억대 정부보조금은 타낸 일당이 무더기로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실제 설치 여부를 전수조사 하지 않는 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자동차 하부에 설치될 부품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습니다.

매연저감필터라고 하지만 인증받지 못한 중국산 제품들입니다.

매연을 걸러내야 하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매연저감장치 제조사 대표 A 씨 등은 이런 가짜 필터들을 오래된 경유차에 설치하고 보조금을 타냈습니다.

정상 매연저감장치를 장착한 고객들이 차량 출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민원을 제기하자 가짜 필터로 바꿔 달아 출력도 높이고, 돈도 받아 챙긴 겁니다.

실제 설치 여부는 정부가 아닌 관련 협회에서 확인하는데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내부 SNS 단체 대화방에서 차주에게는 중국산 미인증 필터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내용을 여러 차례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필터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고 결과를 조작한 필터 클리닝 업체도 적발했습니다.

문제의 클리닝 업체들은 필터 제조업체와 협력 관계로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조업체 등이 챙긴 국가보조금은 모두 합쳐 13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사기와 보조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A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클리닝 업체 6곳의 관계자 69명을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또, 범죄수익금 12억6천만 원에 대해서도 추징·몰수 보전 조치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영상편집 : 전자인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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