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악기는 카멜레온 같아”…세계적 ‘만돌린 전도사’ 아비탈, 한화클래식 10주년 무대

이강은 2023. 12. 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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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45)은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탈리아 전통 발현 악기인 만돌린의 매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만돌린 전도사'로 불리기도 한 아비탈은 "다섯 살 때 놀러 간 윗집 거실 테이블에 놓여 있던 만돌린 줄을 튕겨본 순간 만돌린과 사랑에 빠졌다"며 "아주 단순하고, 친근한 악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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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3일 예술의전당에서 이탈리아 고음악 연주단체와 비발디, 바흐, 헨델 등 음악 연주
한국의 피리 연주 선보이는 조반니 안토니니 “피리는 한국의 오보에”
“만돌린은 카멜레온 같은 악기예요. 만약 만돌린으로 (러시아 출신 작곡가인) 라흐마니노프(음악을)를 연주하면 러시아 분위기가 나고, (이탈리아 〃) 비발디를 연주하면 이탈리아, (체코 출신으로 미국에 체류했던) 드보르자크는 미국적인 소리가 납니다.”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연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인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45)은 11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탈리아 전통 발현 악기인 만돌린의 매력을 이렇게 소개했다. 음악의 분위기에 맞춰 다채로운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비탈은 12∼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지휘자 겸 리코더 연주자인 조반니 안토니니(58)가 창단한 이탈리아 바로크 앙상블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와 한화클래식 10주년 공연을 한다. 한화그룹 주최로 2013년 시작된 한화클래식은 바로크 음악 등 고음악(옛날 음악)의 아름다움을 오늘날 관객에게 소개하는 고음악 축제다. 올해는 ‘한화클래식2023 Unity: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 아비 아비탈’이란 제목으로 비발디, 바흐, 헨델 등의 음악을 들려준다.  

‘만돌린 전도사’로 불리기도 한 아비탈은 “다섯 살 때 놀러 간 윗집 거실 테이블에 놓여 있던 만돌린 줄을 튕겨본 순간 만돌린과 사랑에 빠졌다”며 “아주 단순하고, 친근한 악기”라고 했다. 그는 이어 “누구나 쉽게 연주할 수 있는 직관적인 악기여서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연주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클래식 작곡가들에게 무대에서 연주되는 진지한 악기로 여겨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성은 만돌린의 축복 같은 특성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마추어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라는 장벽을 뛰어넘어야 해서 도전적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1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한화 클래식 기자간담회에서 지휘자 겸 리코더 연주자 조반니 안토니니(왼쪽)와 만돌린 연주자 아비 아비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무대에는 한국 전통 악기인 피리도 등장한다. 안토니니가 한국인 피아노 연주자에게서 선물 받은 피리로 직접 연주한다. 이탈리아 현대 작곡가 조반니 솔리마(61)가 작곡한 ‘피리, 현, 바소 콘티누오를 위한 쏘(So)’다. 솔리마가 지난 4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짧은 앙코르 곡으로 선보였던 소품을 4∼5분 길이로 확장한 것인데 세계 초연이다.

안토니니는 “한국의 오보에라고 할 수 있는 피리는 굉장히 흥미로운 악기”라며 “피리의 음성에서 여성이 노래하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회가 되면 더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는 피리와 리코더의 차이를 묻자 “피리는 오보에나 바순처럼 리드가 필요한 악기지만, 리코더는 입으로 불어서 내는 악기라 원리가 다르다”며 “다만, 손가락을 움직이는 방식은 비슷하다”고 했다. 

조반니 안토니니가 이끄는 이탈리아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 제이에스바흐 제공
안토니니가 1985년 창단한 ‘조화로운 정원’이라는 뜻의 일 자르디노 아르모니코가 시대악기(옛날에 사용된 악기)로 연주하는 고음악도 기대를 모은다.  안토니니는 “(음악의) 명암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악기가 가진 다양한 색을 표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악단을 소개했다. 40년 가까이 이탈리아 고음악 연주단체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비결을 묻자 그는 “음악에 대한 해석이 항상 살아있어야 한다”며 “같은 곡을 연주해도 매번 다른 해석을 하려 하고, 이전에 했던 스타일과는 정반대로 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주자의 커리어(경력이)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신선함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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