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결제”의 함정…신용카드 ‘리볼빙’ 잔액 역대 최대

올 10월 말 기준 7조5000억 달해
고금리·신용등급 불이익 등 우려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까지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들이 리볼빙을 광고할 때 리볼빙 대신 ‘최소결제’ ‘일부결제’ 등의 문구를 쓰고 있어 소비자들이 다른 서비스와 착각할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11일 “최근 고금리가 지속됨에도 리볼빙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차주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소비자 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신용카드 리볼빙 잔액은 2021년 말 6조1000억원, 지난해 말 7조3000억원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7조5000억원까지 늘어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대금 일부만 결제하면 나머지는 다음달로 이월되는 결제방식이다. 이월된 잔여 결제금에는 고액의 이용 수수료가 부과된다. 11월 말 기준으로 리볼빙 이용 수수료율(이자율) 평균은 16.7%에 달한다.

금감원이 최근 카드사 리볼빙 광고 실태를 점검한 결과 ‘최소결제’ ‘일부만 결제’ 등의 용어를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광고로 인해 소비자가 리볼빙을 ‘일시불 분할납부 서비스’ 등 다른 서비스와 오인할 수 있고, 리볼빙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해 리볼빙에 쉽게 가입할 우려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또한 리볼빙이 신용카드 필수 가입사항이 아니며,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가입된 것은 아닌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리볼빙 이용 시 향후 결제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소비 및 결제계획을 철저히 수립해야 한다”며 “리볼빙 장기 이용은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광고 실태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 등을 여신협회 및 업계와 공유하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