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식 “대통령이 사법권 독립·정치적 중립 해치지 말아야”
법무부의 사법부 인사 검증에도 “삼권분립 원칙 맞지 않아”
이재용 회장 집유 선고에는 “정황 고려…실형 확정엔 유감”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가 지난 6월 대통령실이 차기 대법관 인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 2명의 이념 성향을 문제 삼아 거부권 행사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던 데 대해 “대통령이 사법권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원장·헌법재판관 등 사법부 인사 검증을 하는 것을 두고는 “사법권 독립에 영향을 끼치는 외관을 만들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12일 열린다.
11일 정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보면, 정 후보자는 지난 6월 대법원장의 새 대법관 후보 임명제청을 앞두고 특정 인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임명 거부 검토설’이 나온 것과 관련해 “현행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대법관의 제청권을 비롯하여 헌법기관의 구성에 관여할 권한을 부여한 것은 입법·행정·사법 3부 상호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주요 헌법기관의 공정한 구성에 작용할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법상 대법관의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통령으로서는 대법원장에게 대법관의 제청권을 부여한 헌법의 정신을 충분히 존중하고 사법권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해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의 특정 인사 비토설이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에 반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논란은 지난 6월2일 언론 보도에서 비롯됐다. 김명수 당시 대법원장이 박순영 서울고법 판사와 정계선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임명제청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 성향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지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 두 후보자 모두 여성이었다.
정 후보자는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의 사법부 인사 검증에 대해서도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검증을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압수수색 영장이 과도하게 발부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 발부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권한 남용,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범죄가 고도화됨에 따라 강제수사의 중심축이 인신 구속에서 디지털 정보 압수수색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존재한다”면서 “(90%대의) 영장 발부율이 적절한지 아닌지 평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정 후보자는 2018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국정농단 관련 사건 항소심에서 1심이 선고한 징역 5년을 깨고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해 논란이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회장의 뇌물 액수를 1심의 89억원보다 50% 이상 적은 36억원만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회장의 뇌물 액수를 86억원으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압박에 의한 요구형 뇌물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최종적으로 인정한 뇌물 액수와 차이가 발생하였고, 피고인인 이재용 회장에게 실형이 확정된 점에 대하여는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강은·김혜리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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