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 “서초을 갈지, 분당을 갈지”...온라인선 “지역구 쇼핑할 때냐”

이혜진 기자 2023. 12. 1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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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퇴임 전에 구체적인 지역구를 거론하며 내년 총선 출마를 예고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서울 서초을’ ‘경기 성남 분당을’ 등 거론한 지역구는 모두 국민의힘 우세로 꼽히는 지역구였다. 온라인에선 “지금 장관이 지역구 쇼핑할 때냐”는 비판이 나왔고, 해당 글은 당일 삭제됐다.

이 장관은 10일 페이스북에 “홍준표 전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글을 올리면서, 홍준표 대구시장과의 대화 내용 일부를 소개했다. 홍 시장이 “이 장관, 어디로 출마하나”라고 물었고, 자신은 “선배님이 저 분당을 출마시키셨잖아요? 온통 뉴스가 난리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것이었다.

홍 시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공개적으로 노리는 인사들을 한꺼번에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천당 아래 분당이라더니 분당에 몰려드는 사람들 면면을 보니 총선을 이기기는 힘들게 생겼다”고 적은 뒤, △전세집을 자기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 △부산 지역구 탈환해야 하는데 외면하고 분당에 출마하겠다는 사람 △각종 혜택 다 누리고 뜬금없이 분당에 출마하겠다는 사람 등을 일일이 거론했다.

또 “대통령이 어려우면 대통령의 은혜를 입은 그런 사람들이 자진해서 험지로 가야지 너도나도 양지만 찾아 자기라도 살겠다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 장관은 11일 글에서 홍 시장과의 대화를 소개한 뒤 “(홍 시장으로부터) 공천 과정에서 벌어질 일에 대해서 짧은 레슨을 받았다”고 적었다.

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서초을을 갈지, (경기 성남) 분당을을 갈지 또 다른 을을 갈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퇴임 후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꽃길을 걷기엔 미리 잡아 놓은 행사와 미팅과 업무 마무리 리스트가 너무 많다” “퇴임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잘 마무리하고 확실히 내려온 다음 총선에 뛰어들려 한다”고 했다.

이 게시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 장관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여권 성향의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서는 “지역구 쇼핑하는 중기부 장관”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들어오신 분이 서초(을), 분당(을) 타령이라니” “정부에서 일하다 나온 사람들은 양지 공천은 무조건 배제하도록 방침을 세워야 한다” “지역 유권자들이 저 글을 읽고 뭐라고 생각하겠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장관은 벤처기업을 창업한 뒤 유관단체의 임원을 역임했으며,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에 오영주 외교부 2차관을 지명하는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6개 부처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전남 진도군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전국 여성CEO 경영연수’에 보낸 영상 축사에서 “국회로 돌아가기 위해 이번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국회에 가게 되면 좀 더 여성기업들을 위해 많은 제도 개선이나 입법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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