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196조…1년 새 40조나 늘었다

반기웅 기자 2023. 12. 1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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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비중·금액·증가폭
SK ‘최고’…현대차 뒤이어
공정위 “매출 증가 영향”
총수 일가 지분율 클수록
내부 거래 비중·금액 높아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이 196조원을 넘어섰다. 1년 만에 40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증가 폭으로는 5년 만에 가장 컸다. 매출액 증가와 수직계열화에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재확인됐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을수록 생산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경제력이 특정기업에 집중되고,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낸 ‘2023 공시대상 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지난 5월 지정된 82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3.4%, 내부거래 금액은 7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2%(275조1000억원), 국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2%(477조3000억원)였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SK·현대자동차·LG·롯데·한화·GS·HD현대·신세계·CJ)의 내부거래 증가가 두드러졌다. 10대 집단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6조4000억원으로 1년 전(155조9000억원)과 비교해 40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최대 상승 폭이다.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 비중은 13.9%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12.2%)보다 높았다.

10대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9년 14.1%에서 2020년 13.1%, 2021년 12.9%로 내리 감소하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집단별로 보면 SK의 내부거래 비중이 25.8%로 가장 높았고 현대차(22%), HD현대(19.0%), CJ(12.8%) 순이었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SK(4.6%포인트)였다.

내부거래 금액은 SK(57조7000억원), 현대차(54조7000억원), 삼성(34조9000억원), HD현대(14조2000억원) 순으로 많았다. 증가 폭 역시 SK(21조9000억원), 현대차(9조5000억원) 두 곳이 높았다. 공정위는 SK와 현대차의 매출 증가가 내부거래 금액·비중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홍형주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SK는 2022년 유가 상승에 따라 SK에너지주식회사가 계열회사를 통해서 발생시킨 매출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고, 현대차는 2022년도에 글로벌 완성차 판매시장이 호조를 띠면서 수출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직계열화된 계열사들의 부품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큰 기업집단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경향도 지속됐다.

총수가 있는 74개 집단을 기준으로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소속 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11.7%였다. 지분율 30% 이상은 12.6%, 50% 이상은 18.8%, 100%는 27.7%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7.9%였는데, 지분율이 100%인 경우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25.2%까지 올랐다. 내부거래 금액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업체의 내부거래 금액은 14조9000억원에서 24조3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업체 역시 3조1000억원에서 3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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