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안 좋은데…중국 ‘방 쪼개기 임대’ 극성 이유는?
[앵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중국에서 아파트 한 채를 여러 사람한테 나눠서 임대하는, 이른바 '방 쪼개기 임대'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불법 개조를 하다 보니 불이 날 경우 취약할 수밖에 없어서 중국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김효신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국 항저우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복층 구조의 한 세대에 들어가 보니 원룸 6개로 나눠져 있습니다.
중국에서 '췬주팡'이라고 불리는 '방 쪼개기' 임대 주택입니다.
[부동산 중개인 : "이 방은 1,500위안(27만 원)입니다. 전 세입자가 한 달 계약을 했는데, 전기료도 안 내고 도망갔어요."]
최근 베이징에서는 아파트 한 채를 방 10개로 불법 개조한 곳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임대인 : "(방 면적이 얼마나 됩니까?) 15에서 20 제곱미터 정도 됩니다. (방마다 몇 명이 살고 있나요?) 한 명이요."]
제가 서 있는 곳은 베이징 중심의 솽징 지역입니다.
올해 들어 이 지역에서만 방 쪼개기식 집단 임대로 이 아파트를 포함해 290여 채가 적발됐습니다.
중국에선 젊은 층이 주로 사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런 식의 '집단 임대'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집 팔기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방을 쪼개 임대해서 수익을 올리는 겁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농민공이나 대학생들은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 집단 임대 주택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린쥔제/취업준비생 : "돈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주머니의 돈이 다 사라졌어요. (여기에 살면) 한 달에 36만 원 정도면 됩니다."]
불법으로 개조한 곳이 많다 보니, 전기 과열 등으로 불이 나 사망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상하이시 등 중국 지방 정부들이 집단 임대 주택을 금지하는 규정을 속속 도입하고 있지만,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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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신 기자 (shiny33@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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