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안단테'를 어이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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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는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꽤 있다.
한 단지는 건물 옥상마다 영화 '맨 인 블랙'에 나올 법한 비행접시가 내려앉아 유독 눈길을 끈다.
Xi는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이 2002년 9월 내놓은 아파트 상표다.
같은 해, 그리고 이듬해 입주한 인근 단지는 여전히 LG 빌리지 상표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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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는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단지가 꽤 있다. 공 치는 소리에 '주민들은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다만 골퍼들에겐 '101동 쪽으로 치세요'라며 방향을 알려줘 도움이 된다.
한 단지는 건물 옥상마다 영화 '맨 인 블랙'에 나올 법한 비행접시가 내려앉아 유독 눈길을 끈다. 옥상 환풍기용인지, 야간 조명용인지 '저걸 왜 만들었을까' 주변에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없다. 그냥 장식용으로 만든 게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벽면에는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LG Xi' 상표가 있다. 친절하게 'eXtra Intelligent'라고 상표 뜻도 괄호에 넣어 벽면에 써놓았다.
Xi는 GS건설의 전신인 LG건설이 2002년 9월 내놓은 아파트 상표다. 그전에는 'LG 빌리지'를 사용했다. 찾아보니 이 단지는 2001년 8월 준공됐으니 Xi 출범 전에 이미 입주했다. 같은 해, 그리고 이듬해 입주한 인근 단지는 여전히 LG 빌리지 상표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Xi 상표를 얻어내고 'eXtra Intelligent'라는 의미를 벽면에 써놓은 주민들의 뿌듯함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Xi 상표 사용을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 아파트의 보상금을 정하면서 LH '안단테'가 아닌 GS '자이'로 단지명을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부실 책임을 물어도 상표는 사용하고 싶다는 건지' '다른 LH 아파트들도 다 바꿔 달라고 할 텐데' 등 뒷말이 무성했다.
LH 아파트 상표는 주공그린빌, 뜨란채, 휴먼시아, 천년나무 등 수시로 바뀌었다. 상표 교체로 부정적 인식을 씻으려고 노력했지만 투기 사태와 부실 시공 여파로 빛이 바랬다. 정부가 곧 LH 혁신안을 발표하며 공공주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출시 2년밖에 안 된 '안단테'(느리게)가 가장 '알레그로'(빠르게)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런 아파트 역사는 언제까지 반복될 건가.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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