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탄소중립 가는 길…'123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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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예정된 폐막 시점(12월 12일)을 앞두고 결의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진통 중에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COP에서 결의된 내용이 결국 미래의 상품 시장에 반영되고 무역장벽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COP28의 핵심 주제 중 눈에 띄는 것은 '화석연료의 퇴출'과 두 개의 '트리플(Triple·3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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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감축 목표 선언
신재생 3배 확대엔 123개국
원자력 3배엔 22개국 서명
신재생중심 시장주도 예고
지난달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예정된 폐막 시점(12월 12일)을 앞두고 결의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진통 중에 있다. 물론 결의안은 아직까지 일종의 신사협정으로 구속력이 없으며 그레타 툰베리의 말처럼 행동 없이 그저 "어쩌고저쩌고" 말만 늘어놓은 문서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가 COP의 존재 이유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COP 미팅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와 피해 상황이 공유되고 '내일'을 기약하려면 우리가 '오늘' 최소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관점에서도 COP에서 결의된 내용이 결국 미래의 상품 시장에 반영되고 무역장벽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COP28의 핵심 주제 중 눈에 띄는 것은 '화석연료의 퇴출'과 두 개의 '트리플(Triple·3배)'이다. 온실가스의 상당량이 화석연료 사용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화석연료의 퇴출은 당연한 귀결 같지만 화석연료가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아직 사용 연한이 남았다는 이유로, 또는 화석연료와 관련된 업계의 압력으로 '감축'이면 몰라도 '퇴출'은 COP 미팅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기후위기를 생각하면 '퇴출'이 정답이겠으나 산유국은 물론 아직 대체에너지를 개발하지 못한 국가들의 동의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결의안에 '감축'이 아닌 '퇴출'을 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화석연료의 퇴출' 대신 '화석연료에 의한 배출'을 없애는 의미의 '배출 퇴출'도 있으나 이 역시 탄소 포집이라는 고비용을 동반하고 있어 2030년을 목표로 하는 경우 다수의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현대사회가 소비하는 전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화석연료의 퇴출 또는 감축은 대체에너지의 빠른 보급을 필요로 한다. 두 개의 '트리플'은 바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에 관한 합의다.
첫 번째 트리플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늘리는 것으로, 12월 10일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123개 국가가 이 안에 서명했다. 다소 높아 보이는 이 목표는 많은 국가에서 재생에너지가 이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관련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어 미래도 밝을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두 번째 트리플은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지금의 3배로 늘린다는 것으로, 현재 22개 국가가 서명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COP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원자력 확대' 논의는 폐기물 처리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안보나 기후변화 속도를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현실 인식과 기술 발전이 원자력을 안전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을 근거로 한다. 우리나라는 이 트리플에 서명한 22개 국가 중 하나다.
OECD 국가와 비교하는 것이 의미 없을 만큼 낮은 재생에너지 비중과 에너지 다소비 국가라는 현실이 이 안을 지지한 이유일 것이다.
이제 COP 이후를 생각해보자. 어려운 경제 상황과 예산 제약에 놓인 정부는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트리플'을 외면하고픈 유혹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후 대응이 이미 시장을 건 '전쟁'이 되어버린 현시점에서 현명한 대처가 될 수 없다. 에너지 전환에도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 원칙은 적용되며 '123대22'라는 숫자가 이 전쟁 환경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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