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흑연 탈피할 '게임체인저'···실리콘음극재 개발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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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의 약점인 흑연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출 '무기'로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 확대로 중국으로부터의 흑연 수입 의존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국산 흑연을 쓰지 않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생산이 시급한 상황이고 현지 수요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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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양산···가격 경쟁력이 관건
K배터리의 약점인 흑연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출 ‘무기’로 실리콘 음극재가 주목받고 있다. 이 차세대 소재는 대부분의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가량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과 충전 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하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다. 국내 업계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실리콘 음극재 개발과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8배나 비싼 가격 문제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대주전자재료(078600) 단 한 곳만 실리콘 음극재를 생산해왔지만 이르면 올 연말부터 한솔케미칼(014680)·SK머티리얼즈 등이 속속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케미칼은 전북 익산에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했으며 최근 주요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성능 평가가 완료되는 대로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850억 원을 들여 연간 75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SK머티리얼즈도 미국 배터리 소재 기업인 그룹14테크놀로지스와 합작을 통해 실리콘 음극재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이르면 올 연말에 생산을 시작할 수도 있다. 경북 상주에 연산 2000톤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으며 향후 증설을 통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1만 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SKC(011790)와 포스코그룹도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생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유일의 실리콘 음극재 제조 기업인 대주전자재료는 생산능력을 기존 3000톤에서 내년 1만 톤, 2025년 2만 톤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여러 기업들이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뛰어들면서 내년부터는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의 실리콘 음극재 생산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 확대로 중국으로부터의 흑연 수입 의존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는 그동안 원재료부터 소재 생산까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흑연의 중국산 비율은 70.4%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흑연 수출을 중단했고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산 소재를 제한했다. 결국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중국산 흑연을 쓰지 않는 실리콘 음극재 개발·생산이 시급한 상황이고 현지 수요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2024년 2만 6000톤에서 2030년 22만 2000톤으로 10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실리콘 음극재의 가격이다. 현재 이 소재의 가격은 ㎏당 60~80달러 수준으로 8달러에 불과한 흑연계 음극재에 비해 8배 가까이 비싸다. 이에 따라 현재는 고급 브랜드 차종에만 실리콘 음극재가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생산이 비약적으로 확대되면 가격이 수년 내로 ㎏당 40달러 수준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제한된 배터리 무게 속에서 효율 향상을 위해 실리콘 음극재를 쓰는 비중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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