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애국자만 출마' 홍콩 구의원 선거…투표율 27.5%로 역대 최저(종합)

김성식 기자 이유진 기자 2023. 12. 1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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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27.5%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11일 집계됐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홍콩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2019년 11월 열린 구의원 선거로 무려 71.2%의 유권자가 참여해 반(反)중국 성향의 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이처럼 투표율이 '수직 낙하'한 배경에는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만들겠다며 2021년 3월 개편한 선거제도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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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실 "당선자, 일국양제 이행해야"…행정장관 "우수한 선거문화" 자평
선거제 개편으로 민주진영 출마 봉쇄…"투표장 찾을 이유 못 느끼겠다"
이가초 홍콩 행정장관이 10일 구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기표 전 투표용지를 들고 있는 모습. 2023.12.10.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이유진 기자 = 지난 10일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의 최종 투표율이 27.5%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11일 집계됐다. 당국이 야권 인사를 배제하며 친(親)중국 성향의 '애국자'들만 출마하도록 선거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자 유권자들이 투표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전날 치러진 홍콩 구의원 선거에 유권자 119만명(27.5%)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판공실은 구의원 당선자들에게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을 이행하고 주민들의 오랜 갈등과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 줄 것을 주문했다. 이가초 홍콩 행정장관은 개편된 선거제도로 "우수한 선거 문화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이날 나온 투표율 27.5%는 1997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이후 치러진 26년간의 선거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이전 최저치는 1999년 구의원 선거 투표율(35.8%)이다.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홍콩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2019년 11월 열린 구의원 선거로 무려 71.2%의 유권자가 참여해 반(反)중국 성향의 민주 진영이 압승을 거뒀다.

이처럼 투표율이 '수직 낙하'한 배경에는 중국이 '애국자가 다스리는 홍콩'을 만들겠다며 2021년 3월 개편한 선거제도가 꼽힌다. 이에 따라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들은 중국 당국의 신원조회를 거쳐 홍콩 선거심사위원회의 추천을 받아야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게 됐다. 온건파를 포함한 3명의 민주진영 후보들과 일부 친중파 인사들조차 사전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또한 전체 구의회 의석(470석)에서 유권자들이 직접 선출하는 비중은 95%에서 20% 미만(88석) 으로 줄었다. 나머지 80% 이상은 홍콩 행정장관이 임명하거나 친중 진영이 장악한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됐다.

지역 정치에 참여하는 소수의 민주당원인 레몬 웡은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다들 선거가 의미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친정권 지지자들조차도 똑같은 심정이라 그들도 투표장에 가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거제 개편 이후 처음 시행된 지난 2021년 12월 입법의원 선거에서도 매우 저조한 투표율(30.2%)을 보였다.

전날 '사회민주주의 연맹' 당원 3명은 민주 진영의 출마가 봉쇄된 이번 구의원 선거를 규탄하는 시위를 기획했다가 홍콩 경찰에 발각돼 연행됐다. 홍콩 경찰은 이날 성명을 통해 투표 방해 목적으로 타인을 선동하려 한 혐의로 시민 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같은날 오후 8시쯤에는 전자 선거인명부시스템이 오작동을 일으켜 투표용지 배부가 모두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반영해 투표 마감 시간을 90분 연장했다. 통상 당일 발표되는 최종 투표율도 이날 오전 공개됐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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