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1위로 떨어진 리디아 고, 혼성 팀대회 우승으로 유종의 미 “많은 것을 배운 한 해”
“시즌 첫 대회와 마지막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 사이의 모든 것은 잘라내 버리고 싶다.”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뛴 혼성 팀대회에서 우승컵을 들고 아쉬움 가득한 2023시즌을 마무리했다.
전 세계 1위 선수끼리 뭉친 리디아 고-제이슨 데이는 11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부론GC(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비정규대회 그랜드 손턴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 6개를 잡고 합계 26언더파 190타를 기록, 브룩 헨더슨-코리 코너스(25언더파 191타·이상 캐나다) 를 1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둘은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3억원)를 절반씩 나눠 가졌다.
LPGA 투어와 PGA 투어가 24년 만에 부활시킨 혼성 팀대회에서 2라운드까지 2타차 선두를 달린 고-데이는 변형 포섬(한 팀 두 선수가 각자 티샷을 한 뒤 이후 볼을 바꿔 플레이 해 좋은 스코어를 팀성적으로 적는 방식)으로 치러진 최종라운드에서 막판 헨더슨-코너스에게 추월당했으나 14, 17번홀(이상 파5)에서 버디를 잡고 재역전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는 공동선두이던 17번홀에서 맞바람 속에 3번우드로 홀 1.5m 뒤에 붙이는 환상적인 세컨샷을 날려 승부를 갈랐다.
리디아 고는 우승인터뷰에서 “최고의 해는 아니었다. 이렇게 마무리 하는게 최선인 것 같다”며 1년을 돌아봤다. 2022년 시즌 3승을 거두고 올해의 선수, 세계 1위에 복귀한 리디아 고는 결혼 이후 올해 처음 나선 유럽여자골프투어(LET)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2월)에서도 우승하며 변함없는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정작 LPGA 투어에서는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2차례 톱10에 그치는 극심한 난조를 보였다. 작은 부상과 샷 난조가 겹치며 5번이나 컷탈락 했고, 시즌 랭킹 100위로 떨어져 지난해 우승자가 올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 못 나가는 수모도 겪었다. 현재 세계랭킹은 11위로 떨어졌다. 지난 10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파주)에서 3위에 오르며 회복한 게 이날 유종의 미로 연결됐다.
“지난 몇 달간 볼 스트라이킹이 안 좋았다. 하지만 그런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있게 한다는 걸 안다. 많은 것을 배운 한 해였다”며 겸허한 자세로 결과를 받아들인 리디아 고는 2024년 명예의 전당 입성을 목표로 새 도전을 시작한다. 리디아 고는 통산 19승(메이저 2승)과 올해의 선수(2015, 2022), 최저타수상(2021, 2022)으로 25점을 쌓아 명예의 전당 입회까지 2점(메이저 1승 또는 일반대회 2승)을 남겨두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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