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이동경로 옮겼나···새만금서 사막 원산 ‘검은꼬리사막딱새’ 첫 확인

김기범 기자 2023. 12. 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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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새만금의 한 도로에서 관찰된 검은꼬리사막딱새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 새만금 내의 한 도로에서 검은꼬리사막딱새가 관찰됐다. 검은꼬리사막딱새는 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의 사막에 주로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5회만 발견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검은꼬리사막딱새를 지난 6일 새만금에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은꼬리사막딱새는 앞서 2008년 1월 경북 포항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후 전북 군산 어청도, 전남 신안 가거도, 충남 서산 등에서도 관찰됐다.

검은꼬리사막딱새는 이집트 동북부, 카자흐스탄 남부, 아프카니스탄, 몽골 등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동북부와 서남아시아 등에서 월동하는 조류다. 몸길이는 15㎝가량으로, 주로 건조한 개활지의 땅 위에서 매우 빠르게 뛰어다니며 곤충류나 거미 등을 잡아먹고 산다. 이번에 관찰됐을 때는 도로 가드레일 위에 앉아서 휴식하고 있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검은꼬리사막딱새가 찾아온 것은) 새만금의 생명력이 아직 살아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새만금에서 월동하는지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어 “국내에 도래하는 희귀 조류들의 경우 일시적으로 기존의 이동 경로를 이탈한 때도 있지만 기후위기로 이동 경로가 바뀐 경우일 수도 있다”며 “서식지 보전과 동시에 국제적 협력을 통한 보호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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