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사퇴 두고 與의원 '시끌'…비호 나선 영남권

경계영 2023. 12. 11.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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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초선 의원들이 11일 자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당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 "자살특공대가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 등 사퇴를 주장한 중진 의원을 직격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태영호·강민국·최춘식·전봉민·박성민·윤두현·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김기현 대표 사퇴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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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단체대화방에 '김기현 감싸기' 글
태영호 "단결 필요" 강민국 "분열시 민주당만 이득"
vs김웅 "차라리 연판장" 김미애 "지지율 냉정 평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초선 의원들이 11일 자당 의원 단체 대화방에서 “당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 “자살특공대가 불난 집에 부채질 한다” 등 사퇴를 주장한 중진 의원을 직격했다. 3선인 하태경 의원을 포함해 초선의 배현진·김미애 국민의힘 의원 등은 김기현 대표가 지금의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태영호·강민국·최춘식·전봉민·박성민·윤두현·양금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김기현 대표 사퇴 주장에 반박하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최근 당 혁신위원회 혁신안 수용 여부를 두고 견해차가 있는 데다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석 가운데 최악의 경우 6석 밖에 안 될 것이라는 당 자체 분석 결과까지 나오면서 김기현 대표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들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같은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지역구가 각각 서울 강남갑, 경기 포천·가평으로 수도권인 태영호·최춘식 의원을 제외하면 강민국(경남 진주을)·전봉민(부산 수영)·박성민(울산 중)·윤두현(경남 경산)·양금희(대구 북갑) 의원 등은 영남권 초선 의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어두운 표정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태영호 의원은 SNS에 “자꾸 결단하라고 당 대표를 흔드는데 결단도 때가 있다. 살신성인의 구호 ‘날 따라 돌격 앞으로’도 전투가 임박했을 때 외쳐야 한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특정 누군가의 결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단결”이라고 주장했다.

강민국 의원도 SNS에 “당을 향한 ‘내부총질’만이 혁신이라 믿는 사람들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들 과연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우리가 분열하는 모습만 보일수록, 결국 민주당만 이득을 볼 것이다. 소속 정당에 ‘좀비 정당’이라는 망언까지 해가며 당을 흔들려는 자가 진짜 X맨”이라고 꼬집었다.

최춘식 의원 역시 “자살 특공대가 불난 집에 부채질한다”며 “고군분투하는 지도부의 충심을 흠집 내는 세력은 온돌방보다 따듯한 온지에서 당의 온갖 혜택을 받아 중진 소리를 듣는 의원들”이라고 쏘아붙였다. 양금희 의원은 자신의 SNS에 “혁신의 주체는 국민의힘 모든 구성원이 돼야 한다”고 봤다.

김 대표 ‘감싸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타격감 있게 저격하는 것도 능력”이라며 “차라리 잘하는 연판장 돌리기가 나을 듯”이라고 비꼬았다. 앞서 연초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관철시켰던 초선 의원의 연판장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김미애 의원도 “지난 3월 김기현 당대표 체제 이후 당 지지율이 30%박스권에 갇혀 있는 이유를, 우리의 모습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자기 희생과 헌신 없는 웰빙 정당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SNS에서 지적했다.

배현진 의원은 SNS에서 “김기현 대표가 ‘황교안 시즌2’로 전락하지 않기를 염원한다”며 “대표 스스로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적재적소에 쓰지 못한 채 명분도 없는 인사들이 이제 와 살아보겠다고 내는 ‘내로남불’ 외침에 휘둘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죽여 몸만 사린다면 결국은 그 스스로도 지킬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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