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 김대중', 삶 자체가 한국 정치사이자 현대사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최근 영화 '서울의 봄' 흥행으로 한국 현대사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1980년 역사 속 ‘서울의 봄’ 한 가운데 있었던 “삶 자체가 한국 정치사이자 현대사”인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주의를 향한 필사의 발걸음과 파란만장했던 삶의 궤적을 기록한 영화 '길위에 김대중'이 2024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뜨겁다.
'길위에 김대중'은 청년 사업가 출신의 김대중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1987년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의 스토리를 담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누구보다도 드라마틱하다. 1924년 일제강점기, 전남 신안의 작은 섬에서 태어난 김대중은 목포해운공사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지만 6.25 발발 뒤 인민군에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 기대했던 이승만 정권에 크게 실망하고, 죽었다 살아난 각오를 다져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뛰어든다.
1971년 박정희와 첫 대통령 선거로 맞붙은 후 의문의 교통사고로 평생 불편한 몸이 되고, 박정희의 유신정권을 반대하다 1973년 납치되어 태평양 바다에 빠져 죽을뻔하지만 미국의 도움으로 풀려나 한국으로 돌아온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 사망 후, ‘서울의 봄’을 기다렸던 국민들의 마음은 전두환 신군부의 12·12 반란과 1980년 5·17 쿠데타로 단번에 얼어붙는다.
신군부 세력은 김대중이 북한 사주를 받아 5·18 민주화운동을 배후 조종했다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발표해 김대중은 사형선고를 받지만 전국민의 반대운동과 이희호 여사의 노력으로 미국의 압박, 요한 바오로 2세의 서한으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다.
영화 '그때 그 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서울의 봄', '택시 운전사', '1987' 등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들과 김대중의 삶의 역사는 드라마틱하게 겹쳐진다.
'길위에 김대중'은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사형수, 네 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세 번의 대선 낙선을 거친 낙선 전문가 김대중 대통령의 인생을 스크린으로 옮기기 위해 미공개 자료들과 방대한 양의 아카이브 자료를 끌어 모으고 그와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은 2013년 김대중추모사업회가 기획해 당시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었던 이희호 여사의 허락을 받았고, 2019년 영화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명필름에 제작을 제안했다. '노무현입니다'를 제작한 최낙용 대표가 제작에 참여하고, '노회찬 6411'의 민환기 감독이 연출을 맡아 완성하게 되었다.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영화 상영위원회’를 조직해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으로 1만 명의 후원자를 모아 12월 18일부터 전국 13개 도시에서 시사회를 개최해 마침내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영화 '길위에 김대중'은 2024년 1월, 국내와 해외 21개 도시에서도 영어 버전으로 동시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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