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 우회상장은 언제?… 소룩스 대규모 무증에도 주주들 염려하는 까닭은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가 보통주 1주당 14주를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주당 14주 무상증자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으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상장사 바이오회사인 아리바이오와의 우회상장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 7월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소룩스 지분을 사들이고 소룩스 신임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면서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무상증자는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때문에 통상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주주들이 불안해 하는 지점은 여기다. 만약 아리바이오가 우회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면, 소룩스의 주가 상승이 반갑지 않다. 소룩스 몸값이 치솟으면 합병 상대방인 아리바이오의 지분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룩스 주가는 최근 한달간 100% 넘게 올랐는데, 이번 무상증자 공시 다음 날인 8일 하루 만에 27.67% 추가로 상승했다.
지난 7일 소룩스는 한 주당 14주를 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액면가는 100원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이달 27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 26일이다. 무상증자가 완료되면 총 발행주식은 976만6050주에서 1억4649만750주로 늘게 된다.
앞서 지난 6월 소룩스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 대표를 포함해 김근호 아리바이오 미국지사 임상 담당 임원, 송혁 아리바이오 전무이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LED 조명 생산업체인 소룩스의 사업목적에 ‘퇴행성뇌질환치료제 개발사업’도 추가했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치료제 후보물질의 국내 3상 임상을 앞두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6월 말 소룩스의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고, 7월 열린 이사회에서 신임 소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아리바이오는 2018년과 2022년 기술성 평가를 통한 상장에 도전했다가 낙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아리바이오 대표의 상장사 인수는 우회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는 기대가 많았다.
우회상장은 비상장기업이 상장 심사와 공모주 청약을 거치지 않고 기존 상장사와 합병한 후 경영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상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양사 합병이 예정돼 있었다면, 이 상황에서 소룩스가 무상증자라는 ‘주가 부양책’을 굳이 쓸 이유가 없다. 올해 3분기 기준 정 대표의 소룩스 지분은 25.69%, 김복덕 전 소룩스 대표의 지분은 19.60%다. 소액주주 지분 총합은 약 50.83%다. 최근 한 달간 소룩스 주가가 100% 넘게 오르면서, 지분을 모아야 하는 아리바이오의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이번 무상증자를 두고 아리바이오가 우회상장보다는, 소룩스를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소룩스 측은 이번 무상증자와 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한다. 소룩스의 자본금을 늘리고 재무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신병호 소룩스 전무는 “소룩스의 매출액이 수백억원대인데도, 자본금은 10억원이 안 된다”면서 “2020년 상장 당시부터 무상증자를 해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있었지만, 시점을 계속 놓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대표도 바뀌고, 영업손실도 줄고 있어 무상증자를 할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소룩스의 누적 매출액은 434억9801만원, 영업손실은 3억9500만원이다. 자본금은 9억7666만원, 자본잉여금은 324억원이다. 자본잉여금은 주식발행잉여금 등 기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금으로, 기업이 무상증자를 하면 재무제표상 자본잉여금이 자본금으로 바뀐다.
아리바이오와 소룩스 대표를 겸직 중인 정 대표는 우회상장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우회상장을 한다고 밝힌 적도 없고, 아리바이오는 여전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기술특례상장, 나스닥 상장하는 것까지도 모든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무상증자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사의 자본잉여금이 자본금에 비해 너무 많아 이를 해소하려고 했고, 소룩스가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해 제값을 되찾기 위해 단행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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