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월북몰이 지휘자의 형사책임[포럼]

입력 2023. 12. 11. 11:39 수정 2023. 12. 1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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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2020년 9월에 발생한 공무원 이대준 씨 서해상 피살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조작의 산물이라는 최종 감사 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이 씨 사망이 언론에 보도된 후 문 정부는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다가 나중엔 그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지금까지 문 정부의 고위급 인사는 발뺌으로 일관할 뿐 이씨의 원혼을 달래거나 제대로 된 사과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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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감사원은 2020년 9월에 발생한 공무원 이대준 씨 서해상 피살 사건이 문재인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조작의 산물이라는 최종 감사 결과를 지난 7일 발표했다. 사건 당시 문 정부가 보여준 대응은 한마디로 국가의 본분을 망각한 국기 문란에 해당하는 것이었다.

우선,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 씨가 실종 38시간 만에 북한 해역에서 발견된 사실을 합참으로부터 보고받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국민의 생존이 확인된 이상 매뉴얼에 따라 신변보호 조치를 했어야 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북 전통문 발송 등 후속 대책도 논의했어야 했다. 하지만 안보실장과 위기관리센터장은 상황평가회의조차 열지 않고 퇴근했다. 통일부에선 장·차관 보고도 없었다. 피살 사실을 인지한 후 안보실은 책임 회피를 위해 보안유지 지침을 내렸다. 국방부는 합참에 군사정보체계상의 자료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이 씨가 여전히 실종 상태인 듯이 보이도록 기자들에게 가짜 문자를 배포하고 가짜 해상 수색까지 벌였다. 조직적 은폐와 사실관계 조작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이 씨 사망이 언론에 보도된 후 문 정부는 이 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발표했다가 나중엔 그 의도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월북몰이의 근거는 부실하거나 잘못된 것이었다. 게다가 피해자인 이 씨의 사생활까지 부당하게 공개함으로써 명예훼손 등 인권을 침해했다. 이상이 감사원 판단의 요지다.

북한군은 월경한 공무원을 발견한 후 아무런 원조를 제공하지 않다가 무참히 총격 사살했고 시신을 소각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북한은 국제법에 반하는 비인도적 처사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결과를 초래한 전 정권의 책임도 절대 가볍지 않다. 초동대응을 잘했더라면 차가운 바닷속에서 문 정부를 향해 살려 달라고 절규했을 고귀한 인명을 구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점에서 관계기관의 구호 조치 태만, 고의적인 증거 자료 은폐와 진실 왜곡, 짜깁기 거짓 발표는 정권의 부도덕성을 말해줄 뿐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

서해상 공무원 피살은 문 정부의 ‘김정은 바라기’ 정책과 대북 굴종의 저자세, 특히 종전선언 추진 과정에서 북한을 의식해 우리 국민을 희생시킨 불행한 과거사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평가다. 하지만 자국민 보호는 정부의 으뜸가는 존재 이유이자 무한책임을 져야 할 영역이다. 반면 위난(危難)에 처한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호를 임의로 방기하는 건 중대한 직무유기다. 지금까지 문 정부의 고위급 인사는 발뺌으로 일관할 뿐 이씨의 원혼을 달래거나 제대로 된 사과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인 바 없다.

이 사건에는 두 측면이 있다. 국가기관들이 직무를 포기한 채 진상을 호도하고 자료를 파기·은폐한 국가범죄란 측면과 국민의 생명·안전은 안중에 없고 정치적 고려에 의해 국민 보호 의무를 게을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반인륜적 살인을 방조한 측면이다. 국정농단이라 해도 반박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런 나쁜 사례는 앞으로 반복돼선 안 된다. 그러려면 지휘계통에 있던 공무원들의 철저한 수사와 형사책임 추궁은 꼭 필요하다. 아울러 후대에 경계로 삼도록 하고 재발 방지 보장을 위한 확고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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