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임팩트에 반해서 ‘XR 게임’ 만들지요"
(지디넷코리아=이균성 논설위원)꿈은 삶의 이정표이자 동력이다. 꿈은 곧 미래의 삶이다. 꿈은 그래서 소중하다. 꿈은 사람마다 다르고 다른 만큼 다채롭다. 스트업이 꾸는 꿈도 그럴 것이다. 소중하고 다채롭다. ‘이균성의 스타트업 스토리’는 누군가의 꿈 이야기다. 꿈꾸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다른 꿈꾸는 사람을 소개하는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된다. [편집자주]
“강렬한 임팩트에 반해서 ‘XR 게임’ 만들지요”
뉴메틱은 미래형 콘텐츠 제작을 위해 애니메이션과 게임 전문가들이 결합된 스타트업이다. 미래형 콘텐츠는 3차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아우르는 확장현실(XR) 콘텐츠를 의미한다. XR은 아직 대세가 되지는 못했지만 선도적인 사업자들에 의해 디바이스와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발전해가는 중이다.
오성 대표는 그 미래를 미리 준비하려는 사람이다.
“애플이 지난 6월 ‘비전 프로’를 발표하면서 XR 디바이스와 콘텐츠 시장에 대해 다시 주목도가 높아지는 상황이에요. 디바이스의 발전이 생각보다 더뎌 콘텐츠 시장도 작았지요. 하지만 메타(구 페이스북)가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고 애플도 본격적으로 참전하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4년간 개발하고 있는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
뉴메틱의 주력 콘텐츠는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라는 이름의 XR 게임이다. 3년째 개발 중이며, 내년 3분기에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 두 번에 걸쳐 대폭적인 수정을 거쳤으며 개발비만 40억 원 가량 들었다.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는 XR 헤드셋을 끼고 양손에 한 개씩 2개의 컨트롤러로 작동하는 XR 게임이에요. 무대는 미니어처 디오라마죠. 이용자는 3차원 전지적 시점에서 디오라마 속 미니어처를 탐색하고 각종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면서 퍼즐을 풀고 사고뭉치 외계인인 ‘투마이’를 잡는 퍼즐게임 방식이죠.”
게임의 무대가 되는 미니어처 디오라마는 각기 다른 개성의 4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며 한 개의 테마는 10개의 스테이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추후 DLC(Downloadable content) 형태로 테마와 스테이지를 늘릴 계획이다. 이용자가 탐색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조력자인 ‘에이전트Q'를 활용할 수 있다. 스테이지를 완전히 클리어 했을 때는 도감 등 다양한 수집 기능을 제공함으로써 보상하여준다.
“이용자가 외계인 체포작전 총사령관이 되어 에이전트Q와 함께 숨겨진 오브젝트를 찾고 각종 퍼즐을 풀어 ‘투마이’를 검거하는 스토리인데, 보드게임 ‘월리를 찾아라’와 영화 ‘맨인블랙’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예요.”
■메타 퀘스트 스토어 출시가 1차 목표
현재 XR 게임의 최대 플랫폼은 메타 퀘스트 스토어다. 메타의 XR 디바이스인 퀘스트2의 경우 2022년까지 세계적으로 약 1천5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퀘스트 스토어는 이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전용 콘텐츠 플랫폼이다. 콘텐츠와 장비의 안전한 호환을 위해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퀘스트 스토어에 등록된 콘텐츠는 약 500여개인 것으로 알아요. 이중 약 300여개가 게임이죠. 한 자료에 따르면 메타 퀘스트 스토어에서 발생한 누적 콘텐츠 매출액은 약 2조원이죠. 퀘스트 스토어는 진입장벽이 높은 대신에 적은 수의 엄선한 콘텐츠만 있어서 최소한의 흥행은 기대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개발사 가운데에서도 여기에 등록된 게임은 아직 4개에 불과할 정도죠. 뉴메틱은 2024년 3분기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열심히 개발하고 있고 긍정적인 기대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메타 퀘스트 스토어 출시 이후에는 다른 플랫폼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아직 한 번도 외부투자를 받지는 않았어요”
작은 개발사 형편에서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에 투자한 개발비는 적지 않지만 뉴메틱은 지금까지 외부투자를 받지 않았다.
“조금씩 벌면서 조금씩 투자해온 상황이죠. 한편으로는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를 개발하면서 외부 기관에서 발주한 XR 콘텐츠 제작 사업도 지속적으로 수주해온 것이죠. 콘텐츠진흥원의 다양한 사업이 큰 도움이 됐지요.”
뉴메틱이 콘텐츠진흥원의 다양한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XR 콘텐츠 제작에 관한 전문성과 예술성 덕분이다. 2020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XR 전시에 참가해 작품성을 인정받는 명상 미디어 아트 ‘몽중화’가 대표적이다. 뉴메틱은 이외에도 XR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XR 관광 콘텐츠로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 ‘엘리네 여행일기(Ellie's Travel Diary)’도 그중 하나다. 이 게임은 이용자가 걸리버 여행기의 소국을 방문한 듯한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게 특징이다.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를 성공적으로 출시하기 위해 지금까지와 달리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력은 20명 내외지만 내년 3분기에 히든픽쳐스 에이전트Q가 출시되면 내후년에는 50명 규모가 될 듯해요.”
■창업에 나서게 만든 베니스 영화제 수상
오성 대표는 3D 애니메이션 업체 레드로버에서 오래 일했다. 레드로버의 대표작은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2위까지 갔던 ‘넛잡’.
오 대표는 레드로버에서 마지막 3년을 신사업에 집중했다. 분야는 가상현실(VR). 3D 기술에 강한 애니메이션 회사로서 선택할 만한 아이템이었다. 오 대표는 새로 만들어진 VR팀의 팀장으로서 신사업을 주도하게 됐다.
VR팀에서는 회사 지적재산권(IP)를 사용해 VR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오 대표는 프로젝트 총괄로서 제작 기획과 PD 역할을 맡았다. 팀도 꾸리고 외부협력사와도 일해야 했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상도 받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은 상은 베니스 영화제 ‘베스트 VR 경험’ 상이에요. 2018년이었고 75회 베니스 영화제였어요. 제작에 참여한 감독이 수상을 했지만 프로젝트 총괄로서도 큰 기쁨이었죠. 무엇보다 우리 팀이 글로벌 메이저 제작사 출신의 감독과 큰 자본이 들어간 프로젝트를 제쳤다는 데 용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 용기가 바로 창업의 계기가 됐다.
“XR 콘텐츠는 사실 시작단계잖아요. 성장이 더디거나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을 수는 있어요. 그래도 이 콘텐츠는 된다는 확신이 있어요. 콘텐츠가 갖는 강렬한 임팩트에 대한 믿음이지요. XR 콘텐츠가 갖는 입체감과 공간감은 다른 콘텐츠와 차원을 달리한다고 봐요. 아직도 갈 길은 멀지만 마니아을 잡을 수 있는 건 분명하죠. 베니스 수상은 이 매력적인 콘텐츠에서 우리가 뒤지지 않는다는 걸 입증해준 셈이죠. 콘텐츠에 대한 매력과 그 평가가 창업 전선에 나서게 만든 것이죠.”
덧붙이는 말씀: 오성 뉴메틱 대표가 다음 인터뷰 대상으로 추천한 사람은 XR 콘텐츠 기업 스페이스엘비스의 조성호 대표입니다.
이균성 논설위원(sereno@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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