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혜동은 공갈을 던졌나?"…김하성, 협박 사건의 전말
[Dispatch=김소정·구민지기자] 김하성과 임혜동은 친했다.
2020년 12월 마지막 날. 임혜동이 문자를 보냈다.
임혜동 : 보고 싶네요. 우리형
김하성 : X까
임혜동 : 왜요?
김하성 : 그냥 ㅋㅋㅋ 왜?
임혜동은 "2020년 마지막 날에 형(김하성)이랑 없으니 이상하다"며 문자를 이어갔다.
임혜동 : 우리 항상 시작과 끝을 같이 했어요.
김하성 : ㅋㅋㅋㅋ 그럼 올해는 시작도 안 하니 끝도 없겠네
임혜동 : 저랑 같이 있기 싫어요???
김하성 : 잔다
임혜동 : 주무세요. 행님 ㅎㅎ
임혜동은 장문으로 새해 인사를 전했다.
"우리 형 새해 복 많이 받아용. 항상 챙겨주시는 맘 다 알고 신경 써주시는 거 다 알아요. 내년에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갔는데 더 신경 써주세요 ㅋㅋㅋㅋㅋ 그럼 내년에도 부상 없이 건강하게 한 해 잘 보내봐요. 우리 타지에서 힘들겠지만 그래도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하나님이 함께하길. 사랑해요 형."
임혜동의 장문을 요약하면, ① 항상 챙겨줘서 고맙다. ② 내년에는 더 신경 써달라. ③ '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자.
(실제로 김하성은, 2021년 임혜동을 매니저 자격으로 미국에 데려갔다.)
# 임혜동은 김하성에게 어떤 후배였을까?
야구선수 A씨는 "임혜동을 친동생 이상으로 아꼈다"면서 "야구를 포기하지 말라며 입단 테스트도 도와주고 알아봐줬다"고 전했다.
'디스패치' 2020년 7월 30일 카톡을 입수했다. 김하성이 입단 테스트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혜동 : 형님. 저 잘하고 올게요. 야구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임혜동 : 형. 취소됐어요. 비가 살벌하게 와서 낼 한대요.
김하성 : 그럼 익산이야?
임혜동 : 형님 뭐해용?
김하성 : 그냥 쉬고 있다. 슬슬 전력분석하러 나가야지.
임혜동 : 행님. 저 마지막 테스트 잘 보고 올게용 ㅎㅎ
김하성 : 일찍 일어났네. 잘하고 와.
임혜동 : 형. 개 말아 먹었어요. 원양어선 타러 갈라고요.
김하성 : 그래. 잘 생각했다 동아.
# 김하성은 술 마시고 들어가는 동생이 걱정돼 택시비도 보냈다. 2020년 10월 20일 23시 27분 5만 원 (토스) 입금.
당시 임혜동이 보낸 문자다.
임혜동 : 올림픽 탔어요.
김하성 : ㅇㅋ
임혜동 : 형님 감사합니다 ㅜㅜ
김하성 : 왜?
임혜동 : 택시비 있는데 ㅜㅜ 이런 것까지 신경 써주시네용 ㅜㅜ
둘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브로맨스 이상이다.
임혜동 : 형님 보고 싶어요. (하트 사진)
김하성 : 이렇게 코로나가 심한데 술 처먹는 너도 대박이다
임혜동 : 형. 코로나보다 집 가는 게 무서워요. 또 맞을까 봐.
김하성 : 너는 2주간 자가격리해라. 형이랑 2주 후에 보자.
임혜동 : 싫어용
# 2021년 2월 11일. 김하성은 임혜동을 샌디에이고로 데려갔다. 임혜동의 새해 소원(함께 아메리칸 드림을 이뤄요)이 실현된 것.
'디스패치'는 김하성(갑)과 임혜동(을), 에이스펙(병)이 쓰려고 한 3자 용역 계약서을 확보했다. (하지만 회사 반대로 체결하진 못했다.)
눈여겨 볼 것은, 3조 4항.
<지불은 '병'이 '갑'에게 지불해야 되는 금액에서 '병'이 '을'에게 지불하기로 한다>
요약하면, 임혜동은 '에이스펙' (김하성 에이전트사)의 정식 직원이 아니었다. 김하성이 '자비'로 고용한 개인 매니저였다.
그도 그럴 게, '에이스펙'은 김하성의 돈으로 임혜동의 월급을 지급했다. 김하성의 정산금에서 월급 300만 원을 제했다.
# 김하성이 임혜동을 미국으로 데리고 갔다. 자기 돈으로 월급도 지불했다. 밥은? 김하성이 밀(meal) 카드를 줬다.
2021년 2월 22일 대화다.
김하성 : 뭐 하냐? 호텔 들어갔냐?
임혜동 : 차에 누워 있어요.
김하성 : 어디서 ㅋㅋㅋㅋ 야구장에서?
임혜동 : 야구장이여.
김하성 : 밥은?
임혜동 : 아직이여 ㅜㅜ
김하성 : 먹어야지 ㅋㅋㅋ
임혜동 : 지금 밥 먹으러 왔어요. 형은요?
김하성 : 웨이트하고 좀 쉬고 있어.
임혜동 : 밥은용?
김하성 : 먹었지 ㅋㅋㅋ 이제 배팅 게이지 나갈라고
# 2021년 4월 1일, 김하성이 꿈의 무대에 섰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 7회 2사에서 대타로 나섰다.
김하성은 4월 3일, 6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와 3회 각각 안타를 뽑아내며 메이저리그 신고식을 마쳤다.
그때, 임혜동은?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4월 6일 임혜동이 김하성에게 보낸 메시지.
임혜동 : 형. 저 잘 도착했습니다.
김하성 : 그래 고생했다. 푹 좀 쉬고. 건강 관리 잘하고. 검진도 해보고.
임혜동 : 네네. 안 그래도 예약 잡았습니다. 형님 고생하십쇼 좀만!!
그리고 5월 10일,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형.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해요. 아빠가 갑자기 쓰러지시고 정신이 너무 없었습니다. (중략) 형님 정말 죄송한데 지금 집안 사정상 제가 미국 당장 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아빠랑 있는 게 지금은 맞는 것 같아서 말씀드립니다." (임혜동)
김하성의 대답은?
"괜찮아. 아버님이 먼저지. 아버님 잘 챙기고. 여유 될 때 연락해라. 아버님 괜찮으실 거야. 걱정하지 말고! 힘내자." (김하성)
김하성과 임혜동의 아메리칸 드림은, 고작 50여 일 만에 끝이 났다. 그리고 브로맨스(?)의 반전이 시작됐다.
# 2023년 12월, 임혜동이 폭로(?)를 시작했다. "김하성이 약간 노예처럼 종 부리듯이 부렸다"는 것.
① 임혜동은 "미국에서 2개월 동안 쇼파에서 잤다"고 하소연했다. "제대로 된 방이나 침대도 마련해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디스패치'는 김하성 숙소의 쇼파를 확인했다. 정확히 말해, (침대로 변신하는) 쇼파베드였다.
스프링 캠프 기간, 애리조나는 숙소 전쟁이다. 최소 15개 팀이 애리조나에 캠프를 차린다. 호텔은 이미 만실. 좋은 방을 잡기가 쉽지 않다.
김하성 일행은 총 4명이었다. 김하성, 통역, 에이전트, 임혜동. 이들은 호텔을 구하지 못해 캠프에서 20분 이상 떨어진 호텔에서 지냈다.
김하성 측은 "빅리그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집을 구할 수 없었다"며 "불편해도 함께 감수하자고 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임혜동의 불만은, "왜 나만 쇼파베드야?"
"김하성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입니다. 혼자 방을 썼고, 통역과 에이전트 팀장이 같은 침대에서 잤습니다. 그래서 임혜동은 거실에 있는 쇼파베드에서 잤고요." (김하성 측)
임혜동은 "미국에서 4시간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2월 22일 대화를 보자. 임혜동은 "차에 누워 있어요"라고 말했다. 김하성이 운동하는 시간, 임혜동은 개인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수영을 하거나.
② 임혜동은 "운전을 하고 있으면 뒤통수를 때리고 싸대기를 때린다. 이런 건 너무 일상적이다"고 말했다.
임혜동은 언제 운전면허를 땄을까? 2020년 9월 13일 대화를 입수했다.
임혜동 : 형님. 내일 기능 시험인데 (술) 먹고 가도 괜찮을까요?
김하성 : 안되지. 운전을 하면 술은 절대 안 되지 미X놈아. 도X이네.
임혜동 : 어차피 내일 2시인데 안될까요? 너무 놀고 싶어요.
김하성 : 안되지. 술 먹으면 기능 못 봐.
김하성 : 차를 잡는 것 자체가 (술) 먹으면 최소 12시간은 있어야지.
임혜동 : 그럼 낼 시험 끝나고 마실까요?
김하성 : 아니 ㅋㅋㅋㅋ
2020년 9월에 운전면허를 땄다. 2021년 2월에 미국에 갔다. 임혜동은 (얼마나) 일상적으로 운전을 했을까?
김하성 측은 "임혜동이 초보 운전자였다. 운전을 많이 하지 않았다"면서 "김하성이나 에이전트가 더 많이 몰았다"고 반박했다.
③ 임혜동에 따르면, (자신이) 김하성 메이저리그행의 일등공신?
"제가 장담컨대,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가는 데 있어서 제 지분이 없다고 말하면 그 사람들은 사람도 아닙니다." (임혜동)
임혜동은 인터뷰에서 "형 동생으로 지낼 때 밤에 술을 엄청 많이 마셨다"면서 "술을 마시면서 폭행들이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둘의 카톡을 보면, 김하성은 임혜동이 잡고 싶은 동아줄이다. 실제로, 임혜동은 미국행 꿈을 수차례 어필했다.
2020년 8월 29일 대화도 그랬다.
임혜동은 2020년 8월 29일에 어떤 말을 했을까.
임혜동 : 형 보고 싶어요 진짜 ㅜㅜ
김하성 : ㅋㅋ 나도. 회에다 소주 먹고 싶다.
임혜동 : 형 저도요. 진짜 잘하고 싶어요.
김하성 : 형은 좀 잔다.
임혜동 : 알겠습니다. 행님.
임혜동 : 형님이랑 미국 가야 되는데.
김하성 : ㅋㅋㅋ 썩은 동아줄을 잡고 있네.
임혜동 : ㅋㅋㅋㅋ 왜요?
# 2021년 11월 23일, 임혜동은 김하성을 불러냈다. 그해 2월 10일에 있었던 술자리를 언급했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것.
임혜동은 빌드업을 했다. 코로나, 집합금지, 병역 특례, 메이저리그.
우선, 2021년 2월 10일은 5인 이상 집합이 금지된 날. 그러나 이날 김하성은 임혜동, 야구선수 등 5인 이상과 술을 마셨다. 방역법 위반이다.
당시 김하성의 신분은 군인(체육요원). 김하성은 병역특례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지 못해 '연장복무'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김하성과 임혜동의 몸싸움이 있었다. (임혜동은 일방적으로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혜동은 김하성의 약한 고리를 공략했다. 김하성 과거 소속사 관계자는 당시 임혜동이 요구했던 조건을 떠올렸다.
"나는 어차피 잃을 게 없다. 김하성 미국에서 야구 못하게 할 거다. 김하성은 아직 군인 신분이다. 코로나 기간에 집합금지 의무 위반하고 나랑 같이 술을 마셨다. 내가 병무청에 전화해 보니 김하성 처벌되면 군대 입대해야 된다고 하더라."
"경찰과 병무청에 신고하고 언론에 알리겠다. 내가 잃을 게 많을지 김하성이 잃을 게 많은지 보자. 김하성은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몇백억을 벌 사람인데, 나는 10억 정도는 받아야 보상이 되는 것 같다." (임혜동->소속사)
# '디스패치'는 문제의 그날, 그 자리에 동석했던 야구선수 A씨를 만났다.
A씨에 따르면, 김하성과 임혜동, A씨 등이 압구정 바에서 술을 마셨다. A씨는 "그날 몸싸움이 있었다. 서로 몸으로 밀치는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김하성과 임혜동이 말다툼을 벌였고, 제가 고참이라 말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혜동의 팔꿈치에 (제) 얼굴이 맞았고요. 김하성이 '너 지금 형을 때렸냐?'며 임혜동을 밀쳤습니다. 주먹이 오가는 싸움이 아니었어요. 서로 몸으로 잡고 밀쳤습니다." (야구선수 A)
A씨는 "김하성과 임혜동이 다음날(2월 11일) 같이 미국으로 떠났다"면서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누가 주먹을 휘두르겠냐"고 반문했다.
"그날 술자리를 끝내고 사우나까지 갔습니다. 임혜동이 미안하다고 사과했고요. 둘은 다음날 미국으로 갔어요. 출국 사진에도 둘이 같이 나옵니다. 상처가 보이나요?" (A씨)
A씨는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도 받았다.
# 임혜동의 협박은, 그래도 먹혔다. 김하성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억 원, 총 4억 원을 건넸다.
김하성 측은 "일방적인 폭행은 사실이 아니지만, 방역법 위반은 사실이었다"면서 "그때는 (언론에) 알려지는 게 무서웠다. 죄송하다"고 반성했다.
임혜동의 라이프는 어땠을까? 그는 제대로 즐겼다.
야구선수 B씨는 '디스패치'에 "차도 바꾸고, 카지노도 가고, 명품백도 사더라"면서 "정말 돈을 받긴 받았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에이전트 C와 D씨 역시 씀씀이에 놀랐다. "인스타에 돈 자랑을 하더라"면서 "저렇게 돈을 쓰면 금방 떨어진 텐데…"라며 걱정했다.
# 2022년 12월 31일, 나머지 2억 원이 추가로 들어갔다. 총 4억 원 입금 완료.
임혜동은 올해, 또 다른 빅리거를 협박했다. 이번에도 성공했다는 후문.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10월, 임혜동은 김하성을 상대로 2번째 협박을 시작했다. 김하성은 물러서지 않았다. 임혜동을 공갈 및 공갈미수죄로 고소했다.
임혜동도 마찬가지. 일부 방송에 출연,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부친에게 맞은 사진을 '폭행 증거'라고 뿌리기도 했다.
'디스패치'는 지난달 2일, 임혜동이 보낸 (내용증명) 답변을 확인했다.
"이 일은 당신이 했다 안 했다를 논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는 확실한 증거가 있고 증거를 뒷받침할 증언 또한 법정에서 증명할 수 있을 만큼 가지고 있고 내가 샌드백도 아니고 당신 땜에 때리고 돈 주면 해결되는 것마냥 몸값이 책정된 것 같은 농락 또한 더는 참을 수 없고 나를 돈벌레라고 하고 다녔던데 당신이 인정을 하고 안 하고는 상관없습니다."
2020년 12월 31일, 임혜동은 김하성을 '우리형'이라 불렀다. 2023년 11월 2일, 임혜동은 김하성을 '당신'이라 칭했다. 불과 3년, 아니 2년 만에 '행님'은 '당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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