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위기 해결할 소방수는… 김인·김현수 ‘2파전’ 무게

진상훈 기자 2023. 12. 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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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첫 직선제 회장 선거 진행
새마을금고 보궐선거 후보자 9명 확정
김인 회장 대행·김현수 전 이사 ‘2파전’ 무게
첫 직선제로 투표자 수 900여명 증가 변수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새마을금고중앙회 전경

12월 21일 치러지는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자들이 확정됐다.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현재 중앙회장 대행을 맡고 있는 김인 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해 전·현직 금고 이사장, 자회사 대표 등 9명이 출마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올해 과도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에 따른 건전성 악화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로 몸살을 앓았다. 박차훈 전 회장은 측근들이 투자 관련 비리로 구속된 데 이어 본인도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직무가 정지됐고, 결국 지난 10월 자리를 떠났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는 각종 비리로 얼룩졌던 새마을금고의 내부 문제를 해결할 만한 식견과 경험을 가진 인물이 차기 회장으로 선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후보 9명 최종 등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8일 새마을금고 신임 중앙회장 보궐선거에 나설 9명의 후보를 공개했다. 지금껏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대의원 간선제 방식으로 선출됐지만, 새마을금고법 개정으로 이번 선거부터 1291명의 전국 금고 이사장이 직접 선출하는 직선제로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김인 중앙회 부회장(남대문새마을금고 이사장), 김현수 전 중앙회 이사(대구 더조은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천만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이순수 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이사, 우기만 남원새마을금고 이사장, 이현희 북경주새마을금고 이사장, 김경태 우리용인새마을금고 이사장, 용화식 송정군자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9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새마을금고 안팎에서는 후보자 가운데 김인 부회장과 김현수 전 이사가 후보 간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다.

김 부회장은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고, 지난 6년간 중앙회에서 일하면서 쌓은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또 지난 8월 박차훈 전 회장이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은 후 3개월 넘게 중앙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내부적으로 인지도를 쌓은 점도 플러스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원만하게 소통하면서 뱅크런 위기를 겪었던 일선 금고의 혼란을 진화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이사는 오랜 기간 박차훈 전 회장과 현 중앙회의 각종 문제점을 여러 차례 비판해 온 인물로, 이번 선거에서도 중앙회의 쇄신을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박 전 회장이 수사를 받고 그의 측근들이 연이어 처벌을 받으면서 중앙회 내부에서 김 전 이사의 주가도 많이 오른 것으로 평가된다.

그래픽=손민균

다만, 두 후보는 약점도 뚜렷한 편이다. 김 부회장의 경우 박 전 회장 체제에서 일하면서 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돼 온 점이 부담스럽다. 청렴성이나 개혁 의지 측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 남대문충무로금고에서 지점장이 고객 돈 5억1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돼, 내부통제 소홀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김 전 이사 역시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대구 더조은새마을금고에서 권역 외 대출과 근로소득 원천징수 누락 등의 업무상 과실이 드러나 직무 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앙회 안팎에서는 여러 지역 금고에서 안정 속에 점진적인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도 커 급진적인 쇄신파로 꼽히는 김 전 이사가 많은 표를 얻기는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 “직선제도 수도권 후보가 유리” 전망도

이 밖에 송호선 MG신용정보 대표와 최천만 부평새마을금고 이사장, 이순수 전 안양남부새마을금고 이사장 등도 선전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꼽힌다.

송 대표는 9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일선 지역 금고가 아닌 중앙회에서만 경력을 쌓은 인물이다. 그는 1984년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입사해 신용사업부장과 관리이사 등의 요직을 거쳤고 자회사 대표까지 수행, 누구보다 중앙회 내부 상황을 잘 아는 인물로 거론된다.

최 이사장과 이 전 이사장은 오랜 기간 지역 금고를 이끈 베테랑으로,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군 가운데 인지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최 이사장은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새마을금고복지회 대표로 일하면서 자산을 1조원 이상으로 늘린 점을 성과로 꼽는다. 이 전 이사장은 지난 17, 18대 중앙회장 선거를 포함, 이번에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다만, 금융 시장과 새마을금고 관계자들은 선거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섣불리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한다. 첫 직선제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과거에 비해 투표자 수가 900명 넘게 늘어 변수가 많고, 각 지역의 움직임도 제대로 읽어내기가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지방 금고 이사장 출신 후보에 비해 소속 금고 수가 많은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후보자 등록 후 선거일까지 기간이 13일 밖에 되지 않는 점도 선거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선거 운동 기간이 짧은 만큼 이미 내부에서 높은 인지도를 갖춘 후보에게 많은 표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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