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너 밑에선 아무것도 할 생각 없다”…‘원칙과 상식’, 탈당 임박?
친낙계 모임도 참석…“신당 계획 없다”면서도 이달 말 ‘결심’ 시사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명(非이재명)계 모임 '원칙과 상식'이 10일 국회에서 대규모 토크쇼를 열며 세 과시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 최대 리스크로 이재명 대표를 지목하는 등 이 대표와 친명계를 향한 거친 질타를 이어갔다. 당초 제시했던 시한인 이달까지 당이 변하지 않으면 거취를 결단하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대국민 토크쇼를 열었다. 행사에는 친이낙연계 성향의 원외 모임인 '민주주의실천행동'도 함께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기자들에게 "(원칙과 상식의) 문제의식과 충정에는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16일 출범한 원칙과 상식은 매주 일요일 국회에서 민심 소통 행사를 고리로 당의 변화와 혁신을 압박하고 있다. 이날은 4번째 행사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토크쇼를 연 것은 처음이다.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당원과 시민 1000여명이 참석했다. 주최자 4명 외에 민주당 현역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행사는 미리 준비된 지지자들의 질문에 의원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답변마다 이재명 대표에 향한 한층 더 날이 선 비판을 쏟아졌다. 그때마다 관중석에선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조응천 의원은 '이 대표로부터 들은 말 중 가장 황당했던 말은 무엇이냐'는 참석자의 질문에 "(이 대표가) '뭐가 문제냐'고 물으니 막막해서 뭐라고 얘길 못하겠다고 했다"며 객석을 향해 "뭐가 문제냐"고 되물었다. 객석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해 '너'라고 외치는 소리가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를 '너'라고 지칭한 이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너' 밑에서는 아무것도 할 생각이 없다"고 말을 보탰다. '당에서 당직을 주고 공천을 보장해 준다면 혁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냐'는 질문에 "질문이 성립을 안 한다. 가능성은 제로"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영찬 의원은 총선 전망에 대해 "민주당이 혁신을 못 하면 선거 전망이 어둡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과 관련해선 "개인적 사건을 당이 나서서 마치 모든 걸 아는 것처럼 이야기할 수 없다"며 "왜 우리 당이 모든 힘을 쏟아 이걸 방어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셔 "최소한 약속한 거라도 지켜야 한다"며 이 대표가 선거법, 불체포 특권 포기와 관련해 입장을 번복한 점도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원칙과 상식' 의원들은 당장 신당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이달까지 당에 변화가 없다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다시금 밝혔다. 최근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과 맞물리면서 이들의 이탈 가능성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신당 계획은 아직 없다"면서도 "올해 12월까지 민주당의 혁신과 쇄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힘을 실어주시고, 그 다음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영찬 의원도 "(12월까지) 민주당을 지키겠다는 마지막 의무까지 해봐야 한다"며 "그다음에 뭘 할 것이냐의 문제는 여러분과 저희의 마음이 이어져 만나는 순간이 생긴다면 뭔가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이들은 토론회 이후 혁신 과제를 작성해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전달할 방침이다. 당 지도부가 이 혁신안을 수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연말 전후 이들은 거취를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들의 세 과시에 친명계도 날선 반응을 보였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총선 코앞의 공천 보장 요구 구태를 무어라 포장한들 그 누가 원칙과 상식과 민주주의라 보겠는가"라고 저격했다. '원칙과 상식' 의원들의 행보가 총선 공천을 보장받이 위함으로 본 것이다. 김 의원은 이어 "여건 야건 탈당과 신당 등 이합집산의 명분과 거취는 솔직 명료한 것이 좋다"며 "신당을 꿈꾸면 나가서 하는 게 도덕"이라고도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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