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작가 “고증 위해 노력, 붕뜨지 않은 사극 만들고 싶었다”[EN:인터뷰①]

박수인 2023.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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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영 작가 / MBC 제공
MBC ‘연인’ 포스터

[뉴스엔 박수인 기자]

황진영 작가가 '연인' 집필 과정을 공개했다.

황진영 작가는 최근 뉴스엔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MBC 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연출 김성용 천수진) 종영소감과 함께 집필 과정에서 고민한 부분을 털어놨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 드라마.

황진영 작가는 "저와 오래 함께 했던 '연인'을 보내기가 아쉬웠는데 이렇게 기사로 다시 돌아보게 되어 아쉬움이 달래지는 기분이다.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가끔 어떤 스트레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버거운 적도 있었지만 그 순간조차 '연인'을 쓰고 만드는 지금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임을 알고 있었다. 첫 대본리딩 때 '연인'을 선택한 모든 분들이 뿌듯한 결심을 거두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는데 넘치는 시청자 분들의 사랑으로 그 소망이 이루어진 듯 해서 작가로서 감사한 마음"이라며 종영 아쉬움과 함께 시청자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연인'은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인 만큼 고증에 대해 신경써야 했다. 황진영 작가는 고증을 위한 노력으로 "사극을 쓰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날리면 안 된다'이다. 저 혼자 속으로 생각하던 말이라 거칠긴 하지만 '날리면 안 된다'는 말의 뜻은, 사극은 땅에 발을 붙인 이야기와 인물로 만들어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루하지 않은 사극을 만들겠다며 지나치게 현대적인 관점에서 캐릭터와 스토리를 설정하며 붕 띄우는 경우를 많이 봤다. 현대극에선 그것이 재치로 보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사극에서만큼은 시청자들이 그렇게 붕 띄워진 드라마를 '가짜'로 여기고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느꼈다. 그 연장선상에서 우리 '연인'에서는 청나라 역할 배우들은 만주어로 연기했고 김성용 감독은 청나라 주요 배우는 무조건 변발해야 할 것을 고집했다"고 설명했다.

병자호란이라는 시대배경 속 허구의 인물을 만들어낼 때 가장 고민한 부분으로는 "병자호란 속 가상 인물인 장현(남궁민 분)과 길채(안은진 분) 등등을 진짜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장현의 과거사를 꼼꼼하게 다듬없고, 장현이 실존 인물과 만났을 때, 실존인물과 가상인물간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기 위해, 소현(김무준 분)의 캐릭터를 보다 현실적이고 입체적으로 세팅했다. 길채가 겪는 역경들도 구체성을 띠어 와닿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길채가 심양으로 끌려가는 개연성이 무척 중요했기에 실록과 자료를 참조하여 실제 인조가 유시문을 반포했던 상황으로 길채를 휘말려 들어가게 했고, 속환 과정 역시 실제 조선 포로의 속환 과정과 속환의 어려움 등등의 자료를 참조하여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고증에 관해 가장 신경 쓴 것은 초반 병자호란과 관련한 부분이었다고. 황진영 작가는 "자료조사를 하면서 기존 병자호란 관련 컨텐츠가 조망하지 않은 부분을 알게 됐고 어쩌면 그것이 진짜 병자호란의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용기를 냈다. '홍타이지의 전쟁'을 비롯한 치열한 고민을 담은 저작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논문과 실록, 서적을 검토했고, 제 입장에서 가장 역사적 사실에 근접하다 생각되는 부분을 선택하고 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었다. 그 과정을 거쳐 '연인' 속 병자호란은 조선 조정이 정치 암투를 벌이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벌어진 전쟁이 아니라, 강력하게 몰아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어쩌면 필연적으로 벌어졌을 전쟁으로 방향을 잡았고 홍타이지는 지적인 전략가로, 인조는 애초에 무능했다기보단 서서히 파괴되어 가는 인물로, 소현은 '내 집이 다 망하게 되었네' 혹은 '저 여인들은 어찌하여 죽지 않고 살아!' 등등, 그 시대 남성이자 권력가라면 당연했을 말들을 뱉었던 캐릭터에서, 장현과의 우정, 포로들을 목격한 이후로 점점 변화되는 존재로 구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했지만,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 이후 조정의 대처와 민초의 삶에 더욱 포커스를 맞췄다. 전쟁은 일어날 수 있다, 전쟁에 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어떻게 대응하는가가 '연인'이 다루고 싶은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연인'을 통해 시청자들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황진영 작가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 적은 없었지만, 항상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욕심을 품었다. '연인'에서도 장현과 길채, 그리고 두 사람과 얽힌 다양한 인물들이 살아낸 이야기를 통해, 병자호란과 포로들이 다시 생생해지기를 기대했다. 장현의 사랑과, 길채로 대표되는 포로들의 생의 의지가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기를 바랐다. 그 재미와 감동으로 마음이 포근해졌다면 '연인'의 목적은 넘치게 달성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답했다. (사진=MBC 제공)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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