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우울했던 1979년, 한국인의 마음 달래

관리자 2023. 12.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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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일련의 사건으로 우울했던 그해 한국인들의 마음을 달래줬던 최고 인기곡은 무엇일까.

한해 전 존 트라볼타 주연의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가 개봉해 흥행하면서 디스코 계열 팝송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러자 작곡가 길옥윤은 디스코를 염두에 두고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 곡이 바로 '제3한강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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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은이 ‘제3한강교’
서울 강남 개발 시기에 발표한 노래 ‘제3한강교’가 수록된 혜은이 독집.

12·12 사태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화는 당시 대한민국의 상황을 자세히 담고 있다. 1979년은 가요계에서도 특별한 해였다. 12·12 사태 원인이 됐던 10·26 사건 현장에 가수 심수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로 그가 부른 ‘그때 그 사람’이 다시금 빅히트를 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우울했던 그해 한국인들의 마음을 달래줬던 최고 인기곡은 무엇일까. 바로 혜은이의 ‘제3한강교’다. 이 곡엔 우리나라 현대사적 배경도 함께 있어서 들여다볼 만하다.

우선 1979년은 전세계에 디스코 열풍이 불던 때였다. 한해 전 존 트라볼타 주연의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가 개봉해 흥행하면서 디스코 계열 팝송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었다. 그중 그룹 보니 엠의 노래 ‘서니(Sunny)’는 훗날 영화 ‘써니’의 소재로도 사용됐다. 국내에도 이은하의 ‘밤차’를 시작으로 여러 히트곡이 나왔다. 그러자 작곡가 길옥윤은 디스코를 염두에 두고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 곡이 바로 ‘제3한강교’다.

“강물은 흘러갑니다 제3한강교 밑을/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서 마음을 싣고서/ (중략)/ 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 우리 둘은 맹세를 하였습니다.”

노래는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당국으로부터 개사 명령을 받았다. 노랫말 가운데 “어제 처음 만나서 사랑을 하고”를 두고 처음 만나 사랑을 한다는 것이 퇴폐적이라는 이유였다. 결국 혜은이는 “어제 다시 만나서”로 바꿔 재녹음을 했다. 우리가 방송에서 듣는 것은 개사해 다시 녹음한 버전이다.

한편 1969년 준공된 제3한강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신사동을 잇는 다리다. 1985년 오늘날 명칭인 한남대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수많은 지명을 두고 왜 ‘제3한강교’로 정했을지 생각해 볼 만하다. 이유는 강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강남은 논밭이 즐비한 시골에 불과했다. 현재 부와 사교육의 상징이자,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탄생시킨 강남은 1979년쯤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노래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은 집필 중 모함을 받아 사형이냐 궁형(거세당하는 형벌)이냐는 갈림길에서 궁형을 선택해 결국 ‘사기’를 완성했다고 한다.

나라의 미래는 지난 역사를 왜곡 없이 기록해 후대에게 넘겨주는 것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서울의 봄’의 흥행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교훈이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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