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수능’에서 드러난 “사교육 없애겠다” 허망한 다짐

2023. 12. 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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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받은 많은 수험생이 충격에 빠졌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판명나면서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속출해 학교마다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수능 출제 기준과 난도를 예측할 수 있어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는데 올해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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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수학 영어 지난해보다 어려워…변별력 갖추고 난이도 논란 줄여야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를 받은 많은 수험생이 충격에 빠졌다. 역대급 ‘불수능’으로 판명나면서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속출해 학교마다 진학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수능채점 결과를 보면, 국어와 수학, 영어 영역 모두 지난해보다 어려웠다.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 수학은 148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6점, 3점씩 올랐다. 시험이 어려워져 평균이 낮아지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은 4.7%로 지난해 수능(7.8%)보다 3.1%포인트 낮아졌다.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을 배제한다는 방침에도 주요 과목의 표준점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오르고 난도가 높아진 셈이다. 수능 만점자도 재학생은 전무하고 재수생 1명 뿐이다.

교육당국은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이 빠졌다는 입장이지만 교육 현장에선 이견이 적지 않다. 전국중등교사 노조가 지난달 수능 교사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명 중 3명이 킬러문항이 있었다고 답했다. 올해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50% 이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3.6%가 ‘아니다’고 응답했다. 또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수학 46개 문항 중 6개(13.04%) 문항이 고교 교과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학 22번 문항은 “함수부등식은 대학 교재에서 나오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수학 22번은 가채점에서 정답률 1%대로 추정되는 문제다. 학원가에선 ‘통합수능 도입 이래 국어·수학·영어가 역대급으로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렇다 보니 유일한 전 과목 만점자와 표준점수 최고 득점자는 킬러문항 집중 훈련으로 유명한 서울 대치동 학원 재수생들이었다.

교육부가 킬러문항 배제에 집중하면서 변별력 확보에 신경을 쓰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애초에 킬러문항 정의가 애매했다. 교육부가 세 가지 이상의 개념 결합, 미적분과 같은 특정 과목 선택자에게 유리한 문항, 고교 수준 이상의 학습자에게 유리한 문항 등 기준을 제시했으나 수능 수개월 전에 촉박하게 정해지면서 출제제나 수험생 모두 혼란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수능 출제 기준과 난도를 예측할 수 있어야 수험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는데 올해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킬러문항 배제만으로 수능 불안감을 불식시킬 수 없다. 학부모와 수험생이 어려워진 문항을 새 킬러문항으로 받아들인다면 사교육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킬러문항 배제 방침의 취지는 사교육비 경감과 공교육 강화, 수험생 학습 부담 완화였다. 결국 이번 ‘불수능’ 영향으로 사교육 수요가 늘어나게 됐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교육당국은 변별력을 갖추면서 고교 공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점검해야겠다. 난이도 논란을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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