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12·12 이후

박미현 2023. 12. 1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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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는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군가 '전선을 간다'가 낮게 흐르는 가운데 한 장의 흑백 기념사진이 점차 또렷해지며 마지막 인상을 남겼다.

안두환은 논문 '군부권위주의 체제 내 권력승계에 관한 연구'에서 하나회는 250명 내외로 추산되며 대통령을 비롯 내무부장관, 보건사회부장관, 산림청장, 철도청장, 주택은행 이사장,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지역구 및 전국구 국회의원, 정부출연기관장, 공기업사장, 민간기업체 사장 등 상층부 포진으로 이어져 후견주의 관계가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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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관객을 향해 질주하는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은 군가 ‘전선을 간다’가 낮게 흐르는 가운데 한 장의 흑백 기념사진이 점차 또렷해지며 마지막 인상을 남겼다. 1979년 12월 12일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장기독재 유신정권의 권력을 거머쥐게 된 것을 자축하며 승리를 만끽하던 12월 14일 촬영됐다. 전두환 노태우 최세창 등 신군부 핵심세력 얼굴이 일일이 박힌 이 사진은 무도한 정권 찬탈의 한국현대사를 보여주는 동시에 공직 내 사조직 실체를 가리키는 상징물이 됐다.

이 흑백사진 속 군복을 입은 이들은 육군사관학교 11기를 정점으로 한 영남권 위주 사조직 ‘하나회’ 출신들이다. 또 다른 군사 반란을 우려한 박정희 비호 아래 진급과 요직 대물림 관행을 이어오며 국가가 아닌 조직에 복종한 실태는 가관이었다. 1981년부터 1988년까지 육군참모총장 황영시, 정호용, 박희도 3명 모두 하나회였다. 황영시와 정호영은 각기 감사원장과 내무부장관으로 옮겨갔다. 군부 주요 지휘관 감시와 군부 동향을 탐지하는 보안사령관은 1980~1988년 모두 6명이 역임했다. 노태우를 시작으로 박준병, 안필준, 이종구, 고명승, 최평욱 전원 하나회였다.

유사시 적진 요인 암살과 폭파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전사령관. 한미연합사 지휘 없이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성을 이용해 정치군인들이 5·16군사정변, 부산마산민주항쟁, 12·12군사정변, 5·18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공수부대를 동원한 오욕이 점철됐다. 전두환정권 역대 5명 사령관 중 4명이 하나회 회원이고, 이들 중 육군사관학교 교장과 주파키스탄 및 폴란드 대사가 나왔다. 중무장한 정예 병력이 서울시내에 주둔하는 수도경비사령부. 소장으로 진급한 지 1년 정도 된 노태우가 전격 꿰찬 것을 시작으로 1989년 3월까지 7명 모두 하나회 독주였다.

노태우정권에서 육참총장과 3개 주요 사령관 12명 중 1명을 제외하고 하나회로 채워졌다. 나아가 온갖 화려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안두환은 논문 ‘군부권위주의 체제 내 권력승계에 관한 연구’에서 하나회는 250명 내외로 추산되며 대통령을 비롯 내무부장관, 보건사회부장관, 산림청장, 철도청장, 주택은행 이사장, 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 지역구 및 전국구 국회의원, 정부출연기관장, 공기업사장, 민간기업체 사장 등 상층부 포진으로 이어져 후견주의 관계가 됐다고 밝혔다. 정밀한 정책이 필요한 오늘날 특정직업군의 독점 폐해까지 영화는 상기시켰다. 박미현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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