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목칼럼] 국가 소멸 위기, 과감한 개혁 필요
가부장적 사고방식 탈피 시급
열린 이민정책으로 인재유입 등
‘저출산’ 발상의 대대적 전환을
1995년 한국을 대표해 카이로 세계인구회의에 참석해 선진국들이 저출산을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본 필자는 귀국 후 가족계획사업을 중단하는 정책 결정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계속 하락해 급기야 금년 3분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0.7명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본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인구 소멸국가 1호가 될 것이라며 인구 감소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한국 상황은 흑사병이 강타했던 중세 유럽보다 더 심각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둘째, 우리 사회에 만연된 가부장적 사고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는 최근 충격적 이야기를 들었다. 어느 30대 여성이 결혼조건으로 내세운 것이 신랑의 정관수술이라는 것이다. 결혼은 해도 애는 절대로 낳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뉴욕타임스는 또 “보수적 한국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이에 반발해 나타난 남녀 간 극심한 대립”이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여성부 폐지’ 공약을 제시해 20대 남성 유권자의 표를 얻는 데 성공했으나, 그보다 더 많은 20대 여성 유권자의 표를 잃었다. 따라서 ‘여성부 폐지’ 대선 공약은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과거 가족계획이 성공한 것은 여성들이 아이를 적게 낳는 것이 자신과 가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마찬가지로, 저출산 대책이 성공하려면 젊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아울러 기성세대와 남성들의 가부장적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
끝으로, 현재의 닫힌 이민정책을 열린 이민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미국이 오랜 기간 세계 최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열린 이민정책 때문이다. 좋은 대학은 전 세계로부터 인재를 미국으로 유인하는 동인이 되고, 이들 중 상당수가 학업 후 미국에 머물기 때문에 미국은 선진국 중 가장 낮은 인구 평균연령을 유지하면서 분야별 최고의 인재를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의 경험은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은 주로 3D 업종에서 필요한 인력을 외국으로부터 한시적으로 수입하는 소극적 정책을 펴고 있으나, 앞으로는 영어강의를 대폭 확대하는 등 대학의 국제화와 교육의 질적 수준 향상을 통해 아시아 전 지역에서 인재를 유학생으로 유치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한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면 단기적으로는 우수인력 확보로 경제활력 증진에 기여함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에 따른 정치사회적 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발상 전환 차원의 과감한 개혁을 촉구한다.
서상목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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