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선정했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견리망의’가 30.1%를 득표해 2023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는 논어 현문편에 등장하는 ‘견리사의(見利思義)’에서 파생된 말이다. 공자는 제자 자로가 어떤 경지에 이르러야 성인(成人)이 될 수 있는지 묻자 “눈앞에 이로움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나라가 위태로울 때는 목숨을 바치며, 오래된 약속일지라도 평소 그 말을 잊지 않는다면 성인이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후 ‘눈앞에 이로움을 보면 의를 생각한다’는 견리사의와 반대되는 뜻의 견리망의도 사자성어로 만들어져 확산했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는 견리망의 현상이 난무해 나라 전체가 마치 각자도생의 싸움판이 된 것 같다”며 “우리나라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 백년지대계를 생각하는 의로움보다는 목전에 있는 이익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견리망의를 고른 다른 교수들도 한국 사회가 이익 추구로 인해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A교수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무는 팽개치고 권리만 주장하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B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은 더욱 자신과 가족의 생존을 위한 이익에 관심을 가지게 마련인데, 그럴수록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설문조사에서는 견리망의 외에도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 25.5%,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를 뜻하는 ‘남우충수(濫芋充數)’가 24.6%로 뒤를 이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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